"절벽 앞에 섰다. 선수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줄 것이다."
무슨 뜻일까. 롯데 양승호 감독은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둔 후 위와 같이 말했다. 절벽 앞에 섰다는 것은 단기전에서 1차전 패배가 그만큼 뼈아팠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선수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보내겠다는 뜻은 무엇일까. 이제 양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이던 '믿음의 야구'를 완전히 버리겠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조성환을 비롯해 부진한 주축 선수들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초강수를 두겠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양 감독은 2차전 전망에 대해 "SK의 2차전 선발이 윤희상이다. 1차전도 마찬가지였지만 총력전을 펼칠 것이다"라며 "타순에 변화를 줄 것이다. 윤희상이 우투수이기 때문에 박준서, 김문호 등 좌타자들을 총동원하겠다. 선수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독이 큰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은 선수 기용에 변화를 주겠다는 것을 뜻한다.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덕장 양 감독이 칼을 빼들었다. 양 감독은 정규시즌은 물론,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부진했던 주전급 선수들에게 계속해서 기회를 줬다. 조성환, 전준우, 박종윤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세 사람 모두 양 감독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플레이를 했다. 조성환은 1차전에서 두 타석 연속 스탠딩 삼진을 당한 후 정 훈으로 교체됐다. 전준우도 삼진 2개 포함 3타수 무안타. 박종윤은 찬스에서 자신없는 모습으로 박준서로 교체됐다.
일단, 양 감독이 직접적으로 박준서와 김문호의 이름을 꺼냈다. 박준서가 소화할 수 있는 포지션은 2루수와 1루수. 양 감독이 좌타자들을 총동원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박종윤은 한 번 더 기회를 잡을 것으로 가정할 때 조성환이 라인업에서 빠질 확률이 높다. 또 김문호는 외야수다. 손아섭과 김주찬은 제 역할을 해주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준우 대신 중견수 자리에 투입될 확률이 높다.
양 감독은 준플레이오프를 마친 후 "큰 경기에서는 선수들을 믿으면 안된다"라고 말하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다시 한 번 선수들을 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인내심에 한계가 온 듯 하다. 벼랑 끝에 선 양 감독이 어떤 카드를 내밀지 궁금해진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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