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 체조선수' 김지훈(28·서울시청)이 전국체전에서 빛나는 투혼을 보여줬다.
국가대표 김지훈의 소속팀 서울시청은 전날 단체전에서 경기에 이어 4위에 그쳤다. 지난해 금메달을 딴 '디펜딩챔피언'으로서 자존심이 상했다. 김지훈의 부상이 뼈아팠다. 평행봉 착지에서 무릎으로 떨어졌다. 이어진 철봉 종목 착지 과정에서 또다시 다리를 접질렸다. 김지훈은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코치의 부축을 받고 포디움을 빠져나간 이후 한참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16일 남자 개인전 결승 마지막 철봉 종목에 기권할 줄 알았던 김지훈이 등장했다. 다리를 절뚝이며 나섰다. 오른쪽 정강이 전체에 두터운 테이핑을 했다. 철봉은 김지훈의 주종목이다. 포기할 수 없었다.스물여덟 베테랑 체조선수 김지훈은 도하아시안게임 철봉 동메달리스트, 코리아컵 철봉 금메달리스트다. 지난 런던올림픽에서도 8명이 진출하는 파이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몸상태에 맞춰 런던올림픽 때보다 난도를 다소 낮추긴 했지만 7.4점의 우월한 난도로 침착하고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아픈 다리에 힘을 줘야하는 착지가 관건이었다. 이를 악물고 다리를 매트에 꽂았다. 흔들림없는 착지에 관중석에서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졌다. 김대원 대한체조협회 전무이사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베테랑답게 자신의 연기를 충분히 펼쳐보였다. 착지도 런던올림픽 때보다 좋았다"며 투혼을 칭찬했다. 15.750점으로 2위 유진욱(전북선발, 15.050점) 3위 김수면(경북선발, 14.450점)을 압도했다. 다리를 절뚝이며 시상대에 올랐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특유의 환한 미소를 보여줬다. 2004년 2008년 2009년에 이은 체전 일반부 철봉에서 획득한 4번째 금메달이다. 지난해 은메달의 아쉬움을 떨치고, 자신의 금메달을 되찾아왔다.
경기 직후 김지훈은 "다리를 다쳐서 오히려 더 악착같은 마음이 생겼던 것같다"고 했다. 20년을 하루같이 서온 철봉 앞에서 다리 부상은 장애가 되지 않았다. "상체근육을 주로 쓰는 철봉인 만큼 다리에 힘을 주지 않아 실수가 없었던 점이 도움이 됐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부상 투혼'을 칭찬하자 김지훈은 손사래를 쳤다. "안다치고 해냈어야 좋은 선수죠"라고 답했다. 스스로에게 엄격했다. 철봉 종목에서 세계 수준과의 격차도 몇번이나 언급했다. 국내 1위에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이유다. 지난 8월 런던올림픽 체조 결승 무대에서 남자철봉은 최대의 격전지였다. 0.004점 차이로 은메달, 동메달이 결정됐다. 올림픽 결승무대를 2차례 맛본 체조 에이스로서 "결승 8명 안에 들어간 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는 있겠지만 선수라면 만족이란 게 있을 수 없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일단 피로골절 진단을 받은 다리 치료 및 재활이 급하다. "차근차근 연말까지 몸을 만들어서, 올겨울 동계훈련에서 다시 기술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며 눈빛을 빛냈다.
대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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