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페넌트레이스는 내신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포스트시즌은 수능시험 정도가 될 것이다.
요즘 야구 우등생들은 내신과 수능 점수가 모두 좋다. 특히 통합 챔피언에 오르는 팀들을 보면 평소 실력을 증명하는 내신 성적이 고스란히 수능 점수에도 반영되고 있다. 내신이 안 좋은데 갑자기 수능을 잘 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플레이오프(PO)에서 싸우고 있는 SK(페넌트레이스 2위)와 롯데(4위)는 2차전까지 1승1패로 팽팽했다. 롯데는 끌려가던 2차전에서 역전승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일찍 끝날 것 같았던 PO가 길어지게 됐다. 롯데는 예전의 그 롯데가 아니다. 롯데는 페넌트레이스에서 SK 보다 팀 평균자책점과 팀 타율에서 좋은 기록을 냈다. 롯데가 SK 보다 팀 평균자책점(3.48>3.82), 팀 타율(0.263>0.258)에서 우수했다. 물론 롯데가 SK 보다 모든 데이터 비교에서 앞서는 것은 아니다. SK는 팀 실책(63>83)이 적고, 팀 홈런(108>73)이 더 많다.
SK의 일방적인 압도로 끝날 것 같았던 PO에서 롯데가 선전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롯데의 객관적인 투타 경기력이 SK 보다 결코 크게 뒤떨어지지 않다는 것이다.
롯데는 확실한 선발 유먼(13승)에 김성배 최대성 김사율 정대현 등의 두터운 불펜 투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SK가 페넌트레이스에서 보여준 선발 무게감은 롯데에 떨어진다. 팀내 최다승 선발 투수가 10승의 윤희상이다. 하지만 김광현(8승)의 컨디션이 좋아졌고 송은범(8승) 마리오(6승)가 대기하고 있다. 불펜에는 홀드왕 박희수(34홀드) 정우람(30세이브) 등이 있다.
SK 타선의 중심은 2명의 3할 타자인 이호준(0.300)과 최 정(0.300)이다. 그 뒤를 조인성(0.271)과 박정권(0.255) 등이 떠받치고 있다. 흔히 SK 선수들은 가을이 되면 없던 기량도 발휘한다고 한다. 하지만 페넌트레이스를 통해 드러난 SK 타자들의 기량은 기대이하였다.
롯데는 3할 타자가 손아섭(0.314) 1명 뿐이다. 하지만 김주찬(0.294) 홍성흔(0.292) 조성환(0.278) 강민호(0.273) 황재균(0.272) 등이 괜찮은 타격감을 유지해왔다. 상하위 타선의 기량이 SK 보다 기복이 덜 했다. 하지만 롯데는 홈런 같은 장타력에서 SK에 밀렸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페넌트레이스 우승팀 삼성은 가장 좋은 내신 성적을 갖고 있다. SK, 롯데와는 비교가 안 된다. 팀 평균자책점(3.39), 팀 타율(0.272) 모두 월등한 1위다. 팀 득점권타율(0.273)도 1위다. 홈런(89개)은 3위이지만 장타율(0.389)은 1위다.
팀 퀄리티스타트(QS)는 67번으로 1위, 블론세이브(5번)도 가장 적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선발로 나갈 4명 장원삼(17승) 탈보트(14승) 배영수(12승) 윤성환(9승)에 고든(11승) 차우찬(6승)까지 삼성 마운드는 튼튼하다. 또 안지만(28홀드) 권 혁(18홀드) 심창민(5홀드) 오승환(37세이브) 등의 최강 불펜을 갖고 있다.
박석민(0.312) 이승엽(0.307) 박한이(0.304) 진갑용(0.307, 규정타석 미달) 등이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조동찬(0.285) 김상수(0.274) 최형우(0.271)도 결정적일 때 적시타를 쳐줄 수 있다. 팀 실책은 SK 다음으로 적었다.
삼성은 이번 시즌 전부터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혔다. 페넌트레이스를 통해 최고의 경기력을 갖고 있다는 걸 입증했다. 삼성은 내신과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국어, 영어, 수학 성적이 뛰어났다고 볼 수 있다. 선발, 불펜, 마무리가 모두 최강이고, 투타 밸런스도 삼성을 앞서는 팀은 없었다. 자만과 방심 그리고 집단 슬럼프에만 빠지지 않으면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누구를 만나도 그들이 준비한 야구를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좋은 내신 성적을 냈던 경기력이 긴장감이 조금 더할 수능이라고 해서 발휘되지 않을 것 같지 않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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