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함'이 속절없이 침몰했다.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 뉴욕 양키스가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양키스는 19일(이하 한국시각) 코메리카파크에서 벌어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타선이 침묵하며 1대8로 패하며 시리즈 전적 4패로 탈락했다. 양키스는 지난해에도 디비전시리즈에서 디트로이트에 2승3패로 무릎을 꿇은 바 있다. 올해는 리그 챔피언전서 만나 힘 한번 쓰지 못하고 4연패의 수모를 당했다. 양키스가 7전4선승제 시리즈에서 스윕을 당한 것은 76년 신시내티와의 월드시리즈 이후 36년만이다. 반면 디트로이트는 양키스에 완승을 거두며 2006년 이후 6년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2006년 월드시리즈에서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1승4패로 패했다.
팀연봉(1억9600만달러) 1위, 구단가치(18억5000만달러) 1위의 양키스는 지난 2009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이후 3년째 포스트시즌서 실망스러운 경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키스의 추락은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캡틴' 데릭 지터가 부상을 당하면서 불운이 시작됐다. 지터는 지난 14일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리그챔피언전 1차전에서 연장 12회 쟈니 페랄타의 타구를 잡으려다 왼쪽 발목 골절상을 입고 전력에서 제외됐다. 지터의 존재 여부는 양키스의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쳤다. 결국 1차전서 양키스는 연장 12회 끝에 4대6으로 패하며 암운이 드리워졌다. 지터가 공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양키스는 리더없이 나머지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됐다.
2차전서 양키스는 타선이 침묵하며 0대3으로 패했고, 3차전서는 디트로이트의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의 호투에 눌려 1대2로 패했다. 이날 4차전에서도 양키스는 투타에 걸쳐 형편없는 경기를 펼쳤다. 선발 C.C. 사비시아가 3⅔이닝 동안 안타 11개를 얻어맞고 6점을 내주는 바람에 어찌 해볼 도리가 없었다.
무엇보다 3000만달러의 연봉을 받는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부진이 결정적인 패인이 됐다. 로드리게스는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7경기에 나가 타율 1할2푼(25타수 3안타)에 그쳤다. 홈런과 타점은 단 한 개도 없었고, 조 지라디 감독은 그를 선발에서 제외시키는 경우도 잦았다. 이날 4차전서도 로드리게스는 벤치를 지키다 6회 2사 1,3루서 대타로 들어섰으나 중견수플라이로 물러나는 등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로드리게스는 최근 마이애미 말린스로의 트레이드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양키스의 이번 포스트시즌 엔트리 25명 가운데 연봉이 1000만달러 이상인 선수는 11명이나 된다. 지난 7월에는 시애틀에서 이치로를 데려와 타선을 강화하기도 했다. '우승을 돈으로 살 수는 없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팀이 올해 양키스다.
반면, 짐 리랜드 감독이 이끄는 디트로이트는 투타에 걸쳐 완벽한 밸런스를 과시하며 월드시리즈에 진출, 지난 84년 이후 28년만의 우승 도전에 나서게 됐다. 1회말 델몬 영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디트로이트는 2-0으로 앞서 있던 4회 미구엘 카브레라와 쟈니 페랄타의 투런홈런 2개로 4점을 추가하며 초반 승부를 갈랐다.
디트로이트는 세인트루이스와 샌프란시스코간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승자와 오는 25일부터 7전4선승제의 월드시리즈를 갖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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