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응원은 가장 열정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구장을 몇 바퀴 도는 파도응원, 신문지를 찢어서 흔드는 신문지 응원, 한때 사직구장을 밝히던 라이터 응원 등 다양한 응원을 탄생시켰다. 선수 응원가를 정착시킨 팀으로도 알려져있다.
롯데도 수비할 때는 응원을 하지 않는다. 공격 할 때 응원을 하지 수비를 할 땐 팬들도 대부분 앉아서 경기를 지켜보기만 한다. 투스트라이크 이후에 "삼진"을 외치는 정도가 투수에 대한 응원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17일 플레이오프 2차전서 정대현의 피칭 때는 어느 팀이 공격인지 헷갈렸다. 분명히 관중석은 SK와 롯데로 나뉘어져 있는데 모두 일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양쪽 관중 모두 빨간색 막대풍선을 들고 있어 롯데측의 주황색 비닐봉지만 아니었으면 SK 관중으로 꽉 찬 것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1-2로 뒤진 6회말 1사 1,2루의 절체절명의 상황. 정대현이 송승준에 이어 등판하자 3루측의 롯데 관중이 모두 일어났다. 이런 장면은 9회 마무리 투수가 마지막 타자를 상대할 때나 볼 수 있고 경기 중반엔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는 공격 팀 응원석이 들썩이지 수비 팀의 응원석은 조용하기 마련.
그런데 롯데 팬들은 그냥 일어서 있지만 않았다. 스트라이크 판정에 열화와 같은 함성을 내질렀다. 공격측 관중이 볼 판정 때 나오는 함성처럼 롯데팬들은 스트라이크에 크게 박수를 쳤다. 상대가 응원곡을 부를 때 롯데팬들은 "정대현"을 외쳤다. 정대현이 첫 타자 김강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자 롯데 팬들은 마치 점수를 뽑은 마냥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정대현이라면 꼭 막아줄 것이다'라는 믿음이 수비 상황인데도 공격처럼 느껴질 정도의 응원을 하게 만든 것. 정대현에 대한 응원은 아쉽게도 조인성의 2루타와 함께 끝났다. 그러나 정대현이 롯데 팬들에게 얼마나 큰 위치를 차지하게 됐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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