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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 소속사-협회 갈등,'박태환 전담팀'의 좋은예

by 전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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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18·세종고)를 둘러싼 대한체조협회와 IB스포츠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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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작은 오해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선수를 위한다는 대의는 같지만, 궁극의 아마추어리즘 및 선수보호를 금과옥조 삼는 '협회'와 선수 마케팅과 영리를 목표 삼는 'IB스포츠'는 애초에 태생이 다르다. 런던올림픽 이후 '세계 5위' 손연재의 가치가 폭등한 이후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각종 방송, 이벤트, 인터뷰 요청이 끊이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선택의 문제로 자주 부딪혔다. 지난 17일 이탈리아 세리에A 대회 출전 보류로 갈등이 가시화됐다.

손연재 '공항 회항' 사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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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스케줄 관리 및 소통 과정에서 소소한 문제들이 발생하면서 상호 불신이 깊어졌다. IB스포츠가 주최, 주관한 '손연재 갈라쇼' 준비기간과 시기가 겹친 일본 '이온컵' 불참은 결정적인 모멘텀이 됐다. 대한체조협회는 이다애 이수린 천송이를 파견했고, 손연재의 이름이 빠진 것을 본 일본체조협회측이 갈라 프로그램이라도 참가하게 해달라며 협회측에 간곡한 요청을 해왔다. 손연재는 추석연휴 기간 갈라쇼 연습에 몸도 마음도 바쁜 상황이었다. 결국 협회는 불참을 통보했고, 이 과정에서 IB스포츠측에 대한 쌓인 불만이 폭발했다. 협회 내에선 "아직 갈길이 먼 선수를 벌써부터 연예인 만든다"는 시각이 팽배했다. IB스포츠는 "올해 초 계약된 스폰서 계약 외에 추가로 잡은 것은 하나도 없다"라며 지나치게 상업적이라는 협회의 시각을 경계했다.

문제가 된 이탈리아 세리에A 대회의 경우 IB스포츠는 런던올림픽 직전인 지난 7월30일 초청공문을 받았다. 그때부터 차근차근 준비했다면 무려 석달여의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수신인이 대한체조협회로 된 이 공문은 어쩐 일인지 한달 가까이 지난 8월28일에야 협회에 전달됐다. 대회 초청 사실 역시 휠라코리아와의 후원계약 현장에서 언론에 공개됐다. 협회는 승인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출전 기사가 뜨자 분노했다. 9월 협회 강화위원회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세리에A 출전을 결정했지만, 지난 11일 IB스포츠가 선수등록을 위해 선수가 직접 20일 이전에 이탈리아를 방문해야 한다는 공문을 발송하며 또다시 문제가 불거졌다. 선수등록만을 위해 2박3일 일정으로 이탈리아를 왕복해야 하는 상황에 협회가 '선수보호'를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전국체전이 끝난 16일 협회는, 손연재를 초청한 클럽측에 온라인 등록 등 예외적인 방법을 문의했지만 즉답을 받지 못했다. 당장 17일 출국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했다. "17일 올 수 있느냐"는 초청 클럽의 질문에 "17일은 힘들 것같다"고 답했고 이에 클럽측은 항공권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쌍방간 커뮤니케이션은 원활하지 못했다. 결국 어이없는 '공항 회항' 해프닝까지 빚어졌다. 이 사건에 대한 협회와 IB스포츠의 주장 역시 180도 다르다. 협회측은 15일 김지희 대표팀 코치를 통한 정식 라인으로 "선수등록을 위한 이탈리아행은 불허한다. 20일 태릉선수촌에 입촌해야 한다"고 전달했다는 입장이다. "17일 출국 사실은 알았지만 정확한 시간을 보고받지 못했고, 이탈리아측에서 항공권을 보내준 사실도 몰랐다. 그러니 항공권 취소 사실 역시 몰랐다"고 주장한다. IB스포츠는 "16일 밤부터 출국 당일 아침까지 협회의 결정을 기다렸다. 17일 오전 9시 일단 공항에 가라고 해서 갔는데, 불과 2시간 후 출국하지 말라는 말을 듣고 되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진실이야 어떻든 중간에 선 '선수'가 상처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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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전담팀'의 좋은 예 "선수 경기력이 최우선"

대한수영연맹과 SK텔레콤 박태환 전담팀의 성공적인 공존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SK텔레콤은 베이징올림픽부터 런던올림픽까지 4년간 박태환의 훈련스케줄을 전담했다. 4년간 17억원을 지원했지만 묵묵히 일했다. 연맹과 전담팀은 마이클 볼 전담코치 영입부터 런던올림픽까지 전과정을 공유했다. 큰 잡음없이 성공적으로 공존했다. 무엇보다 '박태환의 경기력'이 최우선이라는 공감대가 있었다. 그 대의를 위해 서로의 욕심을 조금씩 내려놨다. 서로를 향한 '상호 존중'의 정신이 깔려 있었다. 연맹은 호주 전지훈련 등 훈련 관련된 제반사항을 전담팀에 위임했다. SK텔레콤 전담팀은 호주 현지에서 수영연맹에 매일매일의 훈련상황과 수영 및 체력 기록 변화 상황을 이메일로 성실하게 보고했다. 매주 볼 코치가 주재하는 전체 미팅 내용도 서면으로 공유했다. 대회 일정 및 참가계획도 빼놓지 않고 미리 상의했다. 매달 한두번씩 협회와 전담팀 관계자들은 만남을 갖고 박태환과 수영 현안에 대한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나눴다. 정일청 대한수영연맹 전무는 "선수의 경기력이 가장 우선이었다. 하나의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양보하고 공조했다. 우리가 힘을 합치면 선수가 좋아진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후원사로서 연맹이 해줄 수 없는 금전적인 부분을 채워줬고, 연맹에 대한 보고 의무에도 대단히 충실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고, 소통도 잘됐다"고 덧붙였다. 무언의 파트너십이 맺어졌다. 선수가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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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대기업인 SK텔레콤과 스폰서를 유치해야 하는 스포츠마케팅사 IB스포츠의 문화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결국 모든 관계의 문제는 '사람' '진심' '신뢰' '태도'에서 기인한다. 협회도 소속사도 리듬체조 불모지에서 세계 5위에 오른 손연재의 '경기력'이라는 하나의 목표에 집중할 때다. 손연재 스스로 이야기하듯이 런던올림픽은 시작일 뿐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더 높이 빛나야 할 선수가 올림픽이 끝난지 두달도 채 안돼 논란에 휩싸였다.

20일 이탈리아 대회 출전과 관련, 대한체조협회 강화위원회가 소집된다. 협회는 IB스포츠와의 현 관계와 무관하게, 손연재의 현재 컨디션과 경기력, 대회 참가가 선수에게 미칠 객관적인 가치에 집중하면 된다. 감정이 아닌 이성적인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IB스포츠는 소속사 및 후원사로서 협회에 대한 의무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 선수의 상업적인 활동에 대해 오해나 편견이 있다면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협회 안팎에서 "선수가 아니라 연예인"이라는 말이 흘러나오는 상황은 누가 보더라도 문제가 있다. 국가대표 손연재의 일정을 보고하고, 상의하고, 만나야 한다. 형식적인 절차가 아닌 상호존중과 신뢰, 공조의 정신 그리고 겸허함이 필요하다. 최선을 다했다고 해도, 상대가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최선이 아니다. 모든 것은 '행복한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와 한국 리듬체조의 미래를 위해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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