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정근우처럼 다부지게 하자고 생각했죠."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 롯데의 플레이오프 4차전의 MVP는 SK 선발 마리오였다. 6이닝 무실점 역투. 타선이 고작 2득점에 그치는 사이 롯데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기에 MVP는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또다른 수훈갑이 있었다. 바로 4타수 4안타 1볼넷에 팀의 2득점을 모두 책임진 정근우였다. 정근우는 톱타자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5타석 모두 출루하면서 포스트시즌 및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출루 타이기록을 세웠다.
경기 후 인터뷰장에 들어선 정근우는 "데일리 MVP도 조금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리오가 너무 잘 던졌다. 팀이 이겨서 좋을 뿐"이라며 웃었다.
대신 1회 자신의 베이스러닝 실수로 득점을 올리지 못한 데 대한 자책감이 커보였다. 정근우는 1회초 1사 2,3루서 나온 이호준의 우익수플라이 때 3루에서 태그업하다 발이 꼬이면서 미끄러져 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정근우는 "내가 좀더 집중해서 베이스러닝을 했다면, 게임이 더 쉽게 풀리지 않았을까"라며 아쉬워했다.
반면 추가점을 낸 7회 베이스러닝은 정근우였기에 가능했던 베이스러닝이었다.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친 뒤 박재상이 희생번트를 실패할 때 3루를 훔쳤다. 정근우는 "번트가 되든 실패하든 3루로 가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번트 헛스윙이 나오면 (강)민호가 2루로 던질텐데 역모션이 걸리게 되면 안되니 그냥 3루로 뛰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계획된 주루플레이였다.
정근우는 "솔직히 2차전을 지면서 흐름을 뺏긴 느낌이었다. 마지막 게임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다들 경직이 많이 된 것 같다"며 "오늘은 지든 이기든 즐겁게 우리 야구를 하자고 했다. 지더라도 그렇게 지자고 얘길 했다. 그래서 경기 내용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도 이날 경기는 정근우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 그는 "오늘 개인적으로 아침에 일어나서 생각하고 나왔다. 지금까지 야구가 순리대로 너무 잘 되서 올시즌 야구를 너무 나태하게 하지 않았나 싶다. 1번타자로서 예전 정근우처럼 다부지게 하자는 생각으로 나온 게 좋은 결과가 있던 것 같다"고 했다.
정근우는 인터뷰장을 나서면서 "홈인 인천까지 가게 되서 다행이다. 팬 여러분들의 응원에 힘입어 5차전에서 최선을 다해 한국시리즈에 올라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부산=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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