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양승호 감독은 지난해 플레이오프 5차전을 두고두고 아쉬워했다. "많이 배운 경기였다"고 말한 그는 "당시 좋은 투구를 보여주던 장원준의 중간계투 기용이 패착이었다"고 했다.
지난해 10월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5차전은 SK가 8대4로 승리,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양 감독이 아쉬워한 부분은 5회 호투하던 송승준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장원준을 기용한 순간이었다. 당시를 회상한 그는 "불펜에서 장원준의 공이 환상적이라고 연락이 왔다. 송승준은 힘이 떨어져가고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바꿨다"고 했다.
하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임 훈에게 안타, 문규현의 수비실책 후 박재상의 적시타가 터졌다. 1-2로 뒤지고 있던 롯데는 2점을 더 내주며 경기 중반 주도권을 완전히 SK에게 내주고 말았다.
양 감독은 "확실히 선발과 중간계투로 내세울 때 투구에 편차가 있는 선수가 있다. 장원준이 그랬다. 하지만 송승준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어차피 벼랑 끝 승부에서는 선발이 중간계투로 전환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공을 가지고 있는 선발투수라도 중간계투로 나섰을 때 부진할 확률이 높은 선수가 있다. 양 감독의 아쉬움은 그런 차이점을 지난해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양 감독은 자신있게 송승준을 중간계투로 사용했다. 선발과 중간계투로 나섰을 때 투구내용의 편차가 없는 선수라는 검증이 끝났기 때문이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양 감독은 "이번 5차전에서는 에이스 유먼이 선발이다. 만에 하나 유먼이 일찍 무너질 경우 송승준이 롱 릴리프로 대기하고 있다"고 했다. 롯데의 5차전 투수운용의 구상은 거의 완벽하게 준비되고 있다. 유먼과 송승준, 그리고 필승계투진이 대기하고 있다.
SK의 부진한 방망이까지 고려했을 때 양 감독은 "타선에서 3점만 내주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말한 이유.
1년 전 5차전과는 가장 큰 차이점. 게다가 당시 롯데는 중간계투진을 믿을 수 없었다. 결국 장원준의 중간계투 투입이라는 악수가 놓여졌고, 역전패했다. 5차전 경기 막판 롯데의 불같은 추격이 있었지만, 필승계투진의 약점으로 경기를 내줬다.
하지만 이번 플레이오프들어 롯데의 필승계투진은 여전히 견고하다. 정대현이 잔부상이 있었지만 5차전 출격이 가능하다. 언터처블 김성배도 있다. 이명우와 강영식과 견고함을 자랑하고 있다. 게다가 타선의 무게감도 다르다. SK 방망이는 여전히 터지지 않고 있다. 롯데 타선도 기복이 있지만, SK 타선보다는 중량감이 있다. SK가 자랑하는 박희수와 정우람의 견고함에 균열을 내고 있다.
1년 전 5차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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