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저게 뭐야?"
지난 19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의 IFC몰 노스아트리움.
쇼핑하러, 점심식사를 하러 오가던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갑자기 신나는 음악소리가 쩌렁쩌렁 울려퍼지며, 훤칠한 젊은이 한 명이 로비 중앙에서 과격하게(?) 몸을 흔들기 시작한 것.
'이게 무슨 일인가?' 궁금해하는 순간, 춤추던 댄서 옆을 지나가던 또다른 젊은이들이 하나 둘씩 합류한다. 둘 셋 모이던 인파는 어느새 로비를 가득 채운다. 로비 뿐이 아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계단에서, 2층 난간에서 수백명의 젊은이들이 뮤지컬 '토요일밤의 열기'의 대표곡 '나이트 피버'에 맞춰 신나는 율동으로 하나가 된다. 노래의 절정에서 일사불란하게 공중으로 손을 찌르는 화려한 장관이 연출되자 여기저기서 "예쁘다" "멋있다" 등의 탄성이 터져나온다. 볼거리를 놓칠새라 재빠르게 휴대폰 동영상에 담거나, 함께 몸을 흔들며 즐거워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날 벌어진 '사건'은 다름아닌 플래시몹(Flash Mob:많은 사람들이 미리 연락을 통해 약속장소에 모여 춤이나 해프닝을 벌이는 것). 오는 29일 열리는 'GS칼텍스와 함께 하는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을 위해 미리 준비된 행사였다.
플래시몹은 유튜브 등을 통해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문화현상이다. 세계 곳곳에서 촬영된 싸이의 '강남스타일' 플래시몹이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새로운 대중 문화 트렌드에 맞춰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이 올해 축하공연의 하나로 기획해 이날 사전 촬영이 이뤄진 것.
단체로 춤을 춘 주인공들은 국제예술대학의 뮤지컬과, 실용음악과, 클래식과, 공연기획과 1,2학년생 230여명. 지나가던 사람들에겐 '의외성의 즐거움'을 안겨주지만, 철두철미한 연출이 필요한 게 플래시몹이다.
중간고사 기간임에도 수업 사이사이 짬을 내 일주일간 손발을 맞췄다. 춤이 전공인 뮤지컬과 학생들 가운데 10명을 뽑아, 10조로 나눠 다른 과 학생들에게 안무를 전수했다. 행사 당일엔 13개 조로 나눠 미리 곳곳에 포진했다. 카카오톡 단체 메일을 통해 12개 조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춤을 잘 추는 학생도 있었고, 서툰 학생도 있었고, 쑥스러워하는 학생도 있었지만 모두가 힘을 모아 멋진 '그림'을 완성해냈다.
학생들을 지도한 이보라 교수(뮤지컬과)는 "여러 사람이 똑같은 동작을 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가 플래시 몹의 매력"이라며 "힘을 모아 단체로 연습하고, 뭔가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보람이 컸다. 열심히 땀 흘린 학생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의 오프닝을 장식한 김 준 군(뮤지컬과 2학년)은 "힘들었지만 끝내고 나니까 뭔가 이룬 기분"이라고 했고, 최다혜 양(공연기획과 1학년)은 "다른 과 학생들과 다함께 해 뿌듯하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촬영엔 이례적으로 ENG 카메라 10대가 동원돼 여러 각도에서 다양한 동작과 표정을 담았다. 현장촬영을 진행한 SBS 손문국 PD는 "학생들의 에너지와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을 다채롭게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촬영분은 오는 29일 오후 5시20분 서울 방이동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 공개되며, 현장에서 학생들의 2차 플래시몹도 펼쳐진다. 시상식은 SBS TV를 통해 생중계된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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