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만 붙는 특별한 호칭이 있다. '축구특별시'. 축구도시라 불리는 수원, 포항에도 붙지 않는 영광스러운 별칭이다.
가난하지만 끈끈했던 대전의 모습에 팬들은 열광했다. 대전월드컵경기장만의 특별한 아우라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 몇 년은 이같은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경기장 안팎에서 잡음이 이어졌다. 성적은 바닥을 기었고, 구단 운영도 팬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대전을 묵묵히 지켰던 '레전드' 최은성마저 불명예스러운 모습으로 팀을 떠나자 팬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그런 대전이 달라지고 있다. 팬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작지만 의미있는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대전 마케팅의 화두는 '팬들속으로'다. 대전은 지난달 27일 전남과의 홈경기를 옛 홈경기장인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치렀다. 2002년 4월 24일 안양과의 2002년 아디다스컵 경기 이후 약 10년만의 일이다. 복고열풍을 타고 대전의 뿌리를 찾기 위한 이벤트를 펼쳤다. 김기복 초대 감독을 비롯해, 이관우 성한수 신진원 등 대전을 빛낸 '레전드'들이 한자리에 모여 뜻깊은 자리를 가졌다. 팬들도 대전의 옛 유니폼을 입고 함께 추억을 회상했다. 홈구장을 떠나 다른 경기장에서 경기를 가지면 프런트들이 해야 할 일이 배나 늘어난다. 대전 직원들은 오전부터 구슬땀을 흘렸지만, 팬들의 호평속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21일에는 선수단과 팬들이 함께 하는 '대전시티즌 한마당'이 열렸다. 당초 이날은 상주와의 홈경기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상주의 불참으로 경기가 취소되자, 팬들을 위한 이벤트를 하기로 했다. 다문화가족을 초청해 즐거운 가을운동회를 펼쳤고, '케빈팀 vs 형범팀'으로 나뉘어 유소년 선수, 팬, 후원사, 언론인, 구단 직원들이 함께 하는 축구경기도 열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300여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유상철 감독을 포함한 선수단 전원이 참석한 팬사인회에서는 너무 많은 팬들이 몰려 사인기계(?)로 변한 선수들의 불만으로 중간에 팬들을 돌려보내는 일도 벌어졌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대전의 관계자는 "대전 시티즌은 시민구단이다. 그동안 대전에 프랜차이즈 개념이 많이 약해졌다. 팀에 헌신했던 선수들은 팔아버리고, 최은성도 재계약에 실패하며 팬들이 섭섭한 감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시민구단의 근간은 역시 팬이다. 지역민들에게 다가가는 마케팅으로 다시 한번 팬들과 함께 축구특별시의 부활을 이끌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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