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에선 고민하면 안 돼요."
SK 최 정은 지난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방망이를 집어던졌다. 3회초 2사 후 들어선 두번째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하자 들고 있던 배트를 그라운드에 내던졌다.
사실 평소 온순한 성격을 가진 최 정을 생각하면 의외의 행동이다. 3차전이 열린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만난 그는 "그냥 던진 것"이라면서도 "내 밑에 보라고 던진건가?"라며 농담을 건넸다.
보통 타격훈련은 주전급 선수부터 소화한다.일찍 시작한 선수부터 끝나기 마련. 하지만 이날 최 정은 주전 라인업에 제외된 선수들과 함께 맨 마지막에 타격훈련을 마쳤다. 최 정은 평소에도 잘 안 맞으면 맞을 때까지 오랜 시간 배트를 돌린다. 최 정은 "오늘 몸이 좀 무겁다. 방망이가 잘 안 돈다"며 입맛을 다셨다.
최 정은 2차전 첫번째 타석에서 기록한 2루타가 이번 시리즈의 유일한 안타다. 8타수 1안타의 부진. 하지만 타격감 얘기가 나오자 "나 하나 못 친다고 지는 것 아니다. 내가 언제부터 해결사였나.시즌 때도 못 칠 때가 많았다"며 "타격감 같은 건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어차피 보너스게임이다"라고 말했다.
최 정이 타격감 얘기에 정색한 이유는 있다. 바로 '고민해서 득 될 것이 없다'는 지론 때문이다. 최 정은 "사실 시즌 때는 안 맞으면 고민을 한다. 하지만 단기전에선 고민하면 안된다. 큰 경기에선 원래 신경을 안 쓰는 편이다"라고 밝혔다. 자칫 자신의 타격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면 기나긴 침체로 빠질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오히려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잘못한 게 마음에 걸리는 듯했다. 1차전에서 수비 실수로 강명구에게 홈을 내주며 쐐기점을 허용한 장면이다. 최 정은 "근우형이나 나나 안일하게 생각한 것이다. 역동작에 걸려서 못 들어갈 것이라고 정직하게 생각했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방망이 안 맞는 건 자존심 상할 일이 아니다. 홈에서 살려준 게 제일 자존심 상한다"고 덧붙였다.
최 정의 승부욕이 3차전에선 발동할까. 비록 타격감은 신경쓰지 않는다 해도 누구보다 야구에 욕심이 많은 그다. 최 정이 3번타자로서 제 몫을 다 해준다면, SK에게도 반격의 기회는 있다.
인천=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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