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포스트시즌이다. 기자들도 흥분된다. 기자이기 이전에 가장 가까이서 보는 야구팬이다. 피끓는 현장, 잠시 이성을 내려놓은들 어떨까. 철저히 팬의 눈으로 쓰는 예상평 하나쯤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아니, 형평성 없이 어떻게 이런 기사가…'하고 지레 분개할 필요는 없다. 철저히 편파적인 예상평은 양팀 입장에서 각각 나간다. 이제부터 기자와 손 맞잡고 함께 씹고 뜯어 보자. 팬과 공감하는 편파 전망, 용감한 예상평이다. <편집자주>
<SK편에서>
'웰컴 투 한국시리즈(Welcome to Korean Series).'
본격적인 한국시리즈에 온 삼성을 환영한다. SK의 환대를 잘 받았을 것으로 본다. SK가 있는데 한국시리즈가 싱겁게 끝날 수가 없다.
역시 큰 경기는 큰 경기장에서 해야 함을 느꼈을 것이다. 뭔가 허전하고 정규시즌인지, 한국시리즈인지 실감이 나질 않던 대구구장에 비해 2만7600명이 꽉찬 문학구장은 집중되는 느낌이었다. 경기장이 바뀌니 플레이도 달라졌다. SK는 예전의 끈기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삼성은 분위기에 압도당했다. 심심한 대구구장에서 1,2차전을 하다가 두배가 넘는 팬이 운집한 문학구장에서 경기를 하니 어리둥절했을 것이다. 1차전서 위기를 잘 막았던 신인 심창민이 3차전에선 폭투를 하며 점수를 허용하는 등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앞으로는 인천과 잠실 등 큰 구장에서만 경기를 해야 하는데 잘 던질 수 있을까.
삼성은 3회에 6점을 내면서 정신줄을 놓은 것이 패착이었다. SK 선수들이 그리 호락호락하던가. 수많은 팬 앞에서 SK 선수들은 그냥 물러서지 않는다. 긴장을 풀었다가 SK가 쫓아오자 다시 긴장의 끈을 조이려 했지만 SK는 이미 그 빈틈을 큰 구멍으로 만들었다.
아마 이번 패배로 삼성은 예전의 나쁜 기억을 떠올렸을 것이다. 삼성은 2001년에도 두산에 1차전 승리후 2차전이 우천 취소된 후 2차전을 패했고, 결국 정규리그 1위를 하고도 우승을 두산에 넘겨줬었다. 3차전서 SK 타자들은 홈런 2개를 터뜨리며 무려 17안타를 퍼부었다. 살아난 SK의 방망이를 삼성 투수들이 막을 힘은 없어 보인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삼성편에서>
SK가 식어버린 한국시리즈에 다시 불을 붙였다. 기자는 삼성이 2연승을 거둔 직후 SK를 향해 재미없는 한국시리즈를 책임지라고 주장했다. SK가 3차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화답을 해온 셈이 됐다. SK의 2패 뒤 1승에 일단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SK는 분위기를 가져왔다고 자만하지 말길 바란다. 아직도 삼성이 1승 앞서 있다. 또 삼성이 여전히 투타 전력에서 SK에 앞선다.
3차전 결과는 SK가 잘했다기 보다 삼성이 못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 봐야 한다. 삼성이 3회 6득점으로 역전한 후 안도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끝날 수 있었다.
삼성은 차우찬 안지만 두 중간 불펜 투수들이 기대이하의 피칭을 보였다. 하지만 안지만이 무너진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SK가 또 안지만을 만났을 때 3차전 처럼 공략할 수 있을 가능성은 낮다. 안지만은 3차전을 통해 이번 시리즈에서 줄 점수를 다 줬다고 보면 된다.
SK 타선이 장단 17안타로 12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이 한 경기를 통해 그동안 침묵했던 타선이 살아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직 힘이 많이 남아있는 삼성은 바짝 긴장하고 4차전에 나올 것이다.
그리고 SK는 사구를 남발했다. SK 투수들은 3회와 4회 배영섭을 두번, 5회 박한이를 한번 총 3번 맞혔다. 고의성 여부를 따지고 싶지는 않다. SK 투수들이 과감하게 몸쪽 승부를 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이렇게 한 경기에서 3번씩이나 상대편 선수를 맞히는 건 비신사적이라고 볼 수 있다. 선수는 구단의 소중한 자산이다. 사구가 큰 부상으로까지 이어진다면 그건 상대팀에 큰 피해를 주는 것이다. 승리도 좋지만 정정당당하게 싸우자. 인천=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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