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광현이 2007년의 영광을 재현했다.
김광현은 2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을 6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막아냈다.
4차전은 지난 2007년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서 SK는 1,2차전을 모두 패해 우승을 내줄 위기에 처했으나 3차전을 승리해 두산의 상승세를 멈췄다. 4차전이 문제였다. 두산은 에이스 리오스를 올렸고, SK는 신인이었던 김광현이 대항마로 나섰다. 김광현은 당시 엄청난 주목을 받으며 SK에 입단했지만 3승7패 평균자책점 3.62로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공은 빠르지만 제구력에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4차전서 김광현은 신데렐라가 됐다. 7⅓이닝을 던지며 두산 타자에게 단 1안타만 내줬다. 삼진을 9개나 잡아내며 무실점의 깜짝 호투를 펼쳤다. 김광현의 기세에 SK 선수들은 힘을 냈고, 조동화와 김재현의 연속타자 홈런으로 리오스를 무너뜨리며 4대0으로 승리해 2승2패를 만들었고, 이후 2경기도 모두 잡아내며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이번 한국시리즈 4차전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올시즌 어깨 부상의 여파로 8승5패, 평균자책점 4.30에 그쳤다. 어깨가 좋지 않아 중간 중간 등판 간격이 길어지기도 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서 6이닝 10탈삼진 1실점의 호투를 펼쳤으나 5차전에선 2회에 강판되는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한국시리즈서 2연패 뒤 3차전서 타선의 폭발로 승리를 챙긴 뒤 운명의 4차전서 김광현은 선발의 중책을 맡았다. 전날 승리의 분위기를 이어야 했다. 최고 148㎞의 빠른 공이 높게 제구됐지만 힘으로 삼성 타자를 압도했다. 4회초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최형우의 우익수 플라이때 2루주자 이승엽의 주루 미스로 병살플레이를 하며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4회말엔 지난 2007년을 연상시키듯 박재상과 최 정이 연속타자 홈런을 터뜨렸다. 김광현은 6회초 박한이와 이승엽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고서 강판됐다. 2007년 4차전에 비해 성적이 그리 좋은 것은 아니었으나 팀에 승리의 기회를 준 것은 분명했다. 얼굴엔 아쉬운 표정이 있었지만 웃음을 머금고 힘차게 송은범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승리의 기운을 넘겼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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