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박재상이 타석에 들어서면 항상 싸이(본명 박재상)의 '예술이야'가 응원가로 흘러나온다.
특별한 인연, 이름이 똑같기 때문이다. 응원단에서 일부러 그렇게 맞췄다.
선수단 내의 그의 별명도 '싸이'다. 항상 그를 부를 때면 "어이. 싸이"라고 부른다.
야구선수로서 그는 매력적이다. 탄탄한 외야수비와 타고난 주루 플레이, 그리고 승부처에서 강인한 타격능력이 있다.
그의 몸은 아이러니컬하다. 그렇게 날렵하게 생기지 않았다. 뱃살도 살짝 나왔다. 하지만 야구 센스만큼은 타고났다. 그가 그라운드를 종횡무진하는 가장 큰 이유다.
팀동료 최 정은 "재상이 형은 항상 뱃살을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뱃살을 두드리면서 '뱃살은 비거리야 비거리'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했다.
이런 낙천적인 의외성도 싸이를 닮았다. 그는 인형같은 외모와 패션을 앞세워 세계무대를 노크한 K-POP 스타들과는 거리가 멀다. 싸이만의 특징이기도 하다.
외야수로서 적합하지 않은 몸을 가지고 있는 박재상도 그런 면에서 닮은 꼴이다.
그도 가을야구에 강하다. 정근우 박정권과 더불어 SK 가을야구의 DNA의 주축이다.
한국시리즈 4차전은 그의 무대였다. 0-0으로 팽팽했던 4회말. 삼성 선발 탈보트는 위력적이었다. 이때까지 SK 타선은 단 하나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했다.
박재상은 끈질겼다. 3B2S의 풀카운트까지 갔다. 결국 탈보트가 실수했다. 144㎞의 패스트볼이 높게 들어왔다. 먹이를 낚아채는 맹수와 같이 박재상은 야무지게 배트를 돌렸다. 쭉쭉 뻗어나간 타구는 그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절묘한 타이밍에서 나온 너무나 귀중한 홈런이었다. 4회초 삼성은 무사 1, 2루의 찬스를 이승엽의 주루 미스로 SK쪽으로 분위기가 넘어온 상황.
이때 터진 홈런이었다. 선취점을 얻은 SK의 분위기는 급상승세를 탔다. 반면 삼성 탈보트에게는 충격이었다. 결국 최 정에게 홈런을 허용한 뒤 4회에만 3실점했다. SK가 4차전 기선을 확실히 제압한 순간. 결국 SK는 4대1로 승리했다. 이날 SK의 승리가 확정된 뒤 응원석에서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SK 팬들은 말춤을 췄다. 마치 4차전 주인공 박재상을 축하하기 위한 무대같았다.
결국 승부는 2승2패로 원점이다. 최강 삼성도 SK의 반격 앞에서 주춤하고 있다. SK 특유의 가을야구의 저력이다. 그 중심에는 박재상이 있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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