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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용감독 훈련스타일 '과연 놀랍네'

by 최만식 기자
15일 오전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이종범 코치가 선수들의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대전=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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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못하면 죽는다는 각오로…."(김응용 감독)

"패배의식을 모두 빼내겠다."(김성한 수석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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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인상쓰는 일 없도록 하겠다."(이종범 주루코치)

김응용 감독을 비롯해 양대 코치가 한화에서 새출발을 하면서 외친 일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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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년간 하위권에서 맴돈 팀을 싹 뜯어고치기 위해 부름받은 지도자라면 누구나 이런 경고성 다짐을 한다.

하지만 선수들의 정신자세를 가다듬기 위한 말로만 그치지 않았다. 실천이 곧바로 뒷받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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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화 구단 프런트들 사이에서는 "마무리훈련장이 아니라 전지훈련 전쟁터같다"는 얘기가 쉽게 나온다. 달라진 한화의 모습이다.

한화 선수단은 김 감독의 취임식을 갖던 날(15일)부터 회복훈련에 들어갔다. 보통 회복훈련은 11월 초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마무리훈련을 앞두고 갖는 준비과정이다.

하지만 이번 회복훈련은 2012년 한 시즌 동안 쌓인 체력 피로도를 풀고 재충전을 위해 갖는 워밍업 수준이 아니었다.

김응용 감독이 변했다?

감독-코치의 취임 일성은 강도높은 훈련으로 '맷집'을 키우기로 연결됐다. 구단에서 팀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존경쟁을 벌이는 전지훈련과 비슷하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 김 감독부터가 달라졌다. 그는 취임 간담회 때 "나는 훈련을 코치들에게 믿고 맡기지 그라운드에 나가서 감시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렇지 않아도 김 감독은 감독 현역 시절 엉덩이가 무겁기로 유명했다. 훈련시간에도 일일이 덕아웃, 그라운드에 나오지 않고 코치들의 보고를 믿는다. 경기 중에 마음에 들지 않은 선수가 있으면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한화에서는 달랐다.

훈련시간 내내 그라운드를 지키다시피 한다. 선수들의 훈련 상태를 면밀하게 관찰하는가 하면 코치들에게 훈련지시를 내리고 상의도 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새로 맡는 팀이고 젊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선수들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구단의 설명이다.

이게 회복훈련이야?

한화 선수들은 요즘 대전구장에서 4일 훈련-1일 휴식 시스템으로 회복훈련을 하는 중이다. 시즌 개막이 임박한 스프링캠프나 시즌 종료 직후 3일 훈련-1일 휴식을 취하는 것에 비하면 훈련 일수부터가 많아졌다. 일일 훈련 스케줄을 보면 더 무섭다. 1차 훈련시간은 오전 7시50분부터 오후 4시까지다. 이 시간 동안 통상적인 점심시간은 없다. 낮 12시 보통의 점심 때가 되면 일단 햄버거로 잠깐의 허기를 때운다. 공식 점심시간은 오후 4시다. 점심과 저녁을 겸한 것이다. 여기서 끝났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늦은 점심을 마친 선수들은 잠깐 휴식을 취한 뒤 실내훈련장인 일승관에서 저녁 7시30분에 다시 집합해 9시까지 2차 훈련을 갖는다. 요즘 하루 해가 짧아진 점을 감안하면 별보고 출근해서 별보고 퇴근하는 것이다. 이만한 훈련 스케줄이면 전지훈련보다 훨씬 혹독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구단 관계자들의 시선을 끈 것은 훈련 때마다 등장하는 배팅케이지다. 모두 3개가 설치돼 10명씩 3개조로 나눠 배팅 연습을 한다. 한화 관계자는 "전지훈련에서 배팅케이지가 3개씩 설치되는 것을 본 적이 있지만 회복훈련에서 이렇게 많은 배팅케이지가 등장한 것은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배팅케이지가 많으니 선수 1인당 돌아가는 배팅수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코치들이 배팅볼을 던져주기 힘들어서 피칭머신 3개를 풀가동하기도 한다. 배팅훈련은 중간의 쉬는 시간을 포함해 오후 2시까지 계속 이어지고, 수비훈련과 웨이트트레이닝을 1시간씩 해야 1차 훈련을 마감할 수 있다. 실내 2차 훈련에서 투수, 야수조로 다시 나위어 배팅, 피칭 훈련을 더해야 한다.

'소통'과 '채찍'이 있다.

선수들에게 딱히 열외도 없다. 박찬호 김태균 송신영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훈련에 참가한다. 에이스 류현진에게도 별도의 휴식 혜택이 주어지지 않았다. 으레 회복훈련에서는 정규시즌때 출전시간이 많았던 주전급이나 고참급 선수들의 경우 본격 마무리훈련까지 빼주는 경우가 많았다. 박찬호는 자신의 거취 정리를 위해 11월까지 미국에 다녀오겠다고 미리 양해를 구했고, 김태균과 송신영은 잔부상이 있기 때문에 제외된 경우다. 결국 김응용 체제에서는 회복훈련의 개념부터 바뀐 것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뺑뺑이'를 돌리는 것은 아니다. 임헌린 홍보팀장은 "훈련량과 프로그램 등을 놓고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상의를 하는 장면이 부쩍 많아졌다"면서 "선수들이 견디지 못할 만큼 강행군을 하는 게 아니라 같은 10분이라도 집중도와 성취도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여기에 김 감독이 항상 강조하는 말("힘들게 훈련하고 있으니 무조건 잘 먹여라")에 따라 훈련이 끝나면 어김없이 고기회식을 한다. 이 순간이 선수들에겐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소통'과 '채찍'을 적절하게 구사하는 것이다.

회복훈련이 아니라 사실상 '대전 지옥훈련'에 들어간 한화. '야구못하면 죽는다는 각오로' 남보다 먼저 뛰는 중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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