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가 부러졌는데…."
SK 최 정이 별명 하나는 제대로인 것같다. 그의 별명은 '소년장사'다. 데뷔 초기에도 곧잘 홈런을 터뜨려왔기 때문.
장사라는 별명을 확인시켜준 것이 29일 한국시리즈 4차전이었다. 최 정은 4회말 삼성 선발 탈보트로부터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박재상에 이어 곧바로 나온 연속타자 홈런. 당시 최 정은 타구를 바라보지 않고 전력으로 달려 홈런이 됐을 땐 이미 1루를 돌았다. 타구가 라인드라이브로 날아가 2루타 정도로 생각했던 듯.
그 홈런에 숨은 비밀이 있었다. 사실 최 정의 방망이가 부러졌다는 것. 3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만난 최 정은 "칠 때 막혔고, 손잡이 부분이 부러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연히 홈런이 될 줄은 몰랐고 처음엔 잡히는 줄 알았다고. "타구 방향이 좋아 2루타는 될 수 있을 것 같아 열심히 뛰었다"는 최 정은 "1루를 돌고 상황을 보는데 모든게 멈춰 있더라. 그래서 홈런이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2루를 돌면서 손가락 하나를 드는 세리머니도 사실은 세리머니가 아닌 2루심에게 홈런임을 확인하는 동작이었다고.
배트가 부러졌는데 홈런이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만큼 힘이 있어야 가능한 일. 최 정이 부러진 배트로 홈런 친 것은 이번이 두번째로 지난 2006년 대전에서 한화 구대성으로부터 홈런을 친 적이 있었다.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한 뒤 혼자서 두 손을 불끈 쥐었던 최 정은 부러진 배트로 쳤다는 자신만의 기쁨 표현이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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