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을 위해서라도 한 번 해보자고 결의했는데…."
양승호 감독의 자진 사퇴 소식. 선수들은 그야말로 '멘붕'(멘탈 붕괴를 의미하는 줄임말) 상태에 빠졌다.
롯데 선수들은 30일 아시아시리즈를 위한 훈련 도중 양 감독이 떠난다는 소식을 들었다. 양 감독이 훈련중인 선수들을 불러모아 일일이 악수를 하며 작별 인사를 했다. 그것으로 이날 훈련은 종료됐다. 선수들 모두 덕아웃, 라커룸에 멍하니 앉아있었고 몇몇 선수는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롯데의 한 선수는 "그 상황에서 훈련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롯데 선수들은 아시아시리즈 대비를 위해 29일 첫 훈련을 시작했다. FA인 홍성흔, 김주찬, 강영식도 훈련에 참가했다. SK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부진했던 투수 정대현도 훈련에 열심이었다. 한 선수는 "감독님께 죄송한게 당연한 것 아닌가. 사퇴 논란이 있은 후 내년 시즌에도 팀을 맡으신다는 보도를 접하고 선수들이 결의를 했다. 이벤트 경기라고 하지만 감독님을 위해서라도 아시아시리즈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게 선수들의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훈련 이틀째 선수들은 충격적인 소식을 접해야 했다. 아시아시리즈에서 열심히 뛸 동력이 없어졌다. 또 다른 한 선수는 "이 상황에서 훈련이 제대로 진행되겠나. 당분간 이 충격이 쭉 이어질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롯데는 이번 아시아시리즈에 홈구장 주인으로 초청을 받은 격이다. 다른 팀들은 출전하고 싶어도 못하는 대회다. 그만큼 자존심을 걸고 싸워야 한다. 하지만 롯데는 선택을 했다. 이 타이밍에 감독 유니폼을 벗기는건 아시아시리즈를 포기한다는 것이라는 것을 구단도 잘 알고 있다.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팀 분위기 수습이 먼저다. 권두조 감독대행 체제로 가야할지, 아니면 새 감독을 하루 빨리 앉혀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롯데는 이에 대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확답을 주기 힘들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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