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과 2군, 실투를 치고 못 치고의 차이가 가장 크죠."
NC의 '아기공룡' 이재학은 올시즌 팀의 보배였다. 퓨처스리그(2군)에서 21경기에 나와 15승2패 평균자책점 1.55로 남부리그 다승, 평균자책점 1위를 석권했다. 양대리그를 통틀어 가장 높은 성적. 2군에서 따로 타이틀을 부여하지 않는 승률(8할8푼2리)과 탈삼진(100개) 역시 1위였다. 시쳇말로 2군 리그를 '씹어먹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하지만 이재학은 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최우수선수(MVP) 시상식에 참가하지 못했다. 이 시상식에선 MVP와 신인왕은 물론, 1군과 퓨처스리그 각 부문별 시상식이 진행된다. 이재학은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다승, 평균자책점 1위로 당연히 참가대상이다.
이재학은 현재 일본 돗토리 월드 윙 재활센터에서 재활훈련중이다. 지난달 30일 입소해 11일까지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프로 데뷔 후 첫 시상식, 불참이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이재학은 "당연히 아쉽지만, 구단 스케줄에 따라야 한다. 무엇보다 몸이 먼저"라고 말했다. 목소리엔 힘이 넘쳤다.
15승 거둔 이재학, "목표 달성? 실패했죠"
이번 재활센터 입소는 보통의 재활훈련과는 다르다. 몸이 아파서 간 게 아니라, 내년 시즌을 위한 몸 만들기의 일환이다. 벌써 이재학의 시선은 2013년을 향해 있다.
NC는 올시즌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한 이재학과 함께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우선지명한 윤형배와 이성민을 일본으로 보냈다. 모두 내년 팀의 주축이 될 투수들. NC는 이번 훈련의 결과가 좋으면, 비시즌 때 계속 확대해 갈 예정이다.
이재학은 2차드래프트가 만든 '작품'이다. 갖고 있던 재능을 NC에서 폭발시켰다. 데뷔 첫 해였던 2010년 두산에서 뛸 당시 홈런을 맞고 허탈해하고 있는 이재학. 스포츠조선DB
아무리 퓨처스리그라고 하지만, 15승이 쉬운 수치는 아니다. 이재학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수치다. 주변에서 '몇 승이다' 얘기만 듣다가 나도 모르게 15승까지 왔다. 승수에 대한 목표도 없었다"고 했다. 대신 그에겐 다른 목표가 있었다. 바로 '아프지 않고 한 시즌 동안 로테이션 거르지 않기'였다.
2010년 두산에서 데뷔한 이재학은 2차드래프트로 팀을 옮긴 지난해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전지훈련 막판 팔꿈치 통증을 느꼈고, 연골이 깨져 시즌 내내 재활에 매달렸다. NC가 2차드래프트 2라운드 마지막 순번에서 이재학을 지명할 수 있던 이유였다. NC만이 이재학의 팔꿈치 상태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이재학은 "사실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며 웃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시즌 막판 로테이션을 두 차례 걸렀던 것. 그래도 이 두 차례 등판 불발이 그에겐 큰 수업이 됐다. 이재학은 "시즌이 끝날 때 되니까 몸관리에 소홀해졌던 것 같다. 풀타임으로 한 시즌을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 만약 몰랐으면 내년 1군에서 탈이 났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평균자책점 1.55는 본인도 만족하는 수치였다. 하지만 이내 "내년에 1군 타자는 많이 다를 것이다. 올해 겪어보니 2군과 1군 타자들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했다.
1군과 2군의 차이? '실투와 높은 공, 칠 수 있나 없나'
도대체 어떤 차이일까. 지난해 경찰청에서 15승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34을 기록하며 리그를 지배했던 LG 우규민도 1군에선 평범한 성적(4승4패 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3.30)을 남겼다. 이처럼 투타 모두 2군에서 활약한 이들이 1군에서 곧장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재학은 "실투를 치고, 못 치고의 차이"라고 정리했다. 올시즌 내내 2군에서 공을 던지고, 2010년의 1군 경험과 올해 1군 경기를 유심히 본 결과 느낀 점이라고. 이재학은 "2군 타자들은 아무래도 1군에 비해 긴장감이 떨어진다. 스트라이크존 한복판으로 몰린 실투나 가운데 높은 볼을 들어가도 못 칠 때가 많다"며 "하지만 1군 경기를 보면 딱 느껴진다. 그런 공은 모두 맞는다. 그래서 몰리는 볼 개수를 줄이려고 노력했다. 시즌 내내 그 생각으로 던졌다"고 설명했다.
상대는 2군 타자들이었지만, 이재학은 1군 마운드를 그리며 공을 뿌렸다. 맘에 안 드는 공을 쳐내는 커트 능력 역시 큰 차이라고. 올해 투구수가 적고, 이닝수가 많았던 것에 대해 1군에선 파울이 될 공이 땅볼이 된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NC 선발의 한 축, 나아가 에이스로 활약하면서 느낀 점도 많았다. '투수가 항상 좋을 수는 없다'와 '몸쪽 공을 던지자'였다. NC가 이재학의 5일 간격이 로테이션을 최대한 지켜준 이유는 바로 내년 1군 무대 때문이다. 경기 초반 흔들려도 여느 2군 투수처럼 쉽게 강판시키지 않았다. 최일언 투수코치는 "투수가 항상 좋을 수 없다. 그렇다고 네가 빠질 수 없다"며 이재학을 강하게 조련했다. 강한 멘탈과 게임 운영 능력을 만들어준 것이다.
몸쪽 공 역시 큰 수확이다. 이재학은 "원래 몸쪽 공을 잘 던지지 못했다. 사구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나보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올해 마음 편히 던지다보니 자연스레 몸쪽 공 제구가 잡혔다. 내년에도 편하게 하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우타자 몸쪽으로 뱀처럼 파고드는 공, 비로소 사이드암스로의 장점을 살리기 시작했다. 몸쪽 제구가 되니 바깥쪽 공의 위력도 배가됐다.
이재학은 "에이스란 생각은 해본 적도, 앞으로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 생각을 하면 나태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는 "마음이 편해지면 다잡고, 초심을 잃지 않겠다. 내년 1군에선 선발투수로 풀타임을 뛰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거창한 목표 대신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 나가겠다는 이재학, '이제부터 본게임'이라는 말처럼 그의 프로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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