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과도한 자사 직원 챙기기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편법을 활용한 꼼수를 통해 임직원들이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게 골자다. 농민을 위한 농협을 내세우며 올 초 신경분리(신용-경제 사업의 분리)를 앞두고 경영효율화를 경영전면에 내세웠던 것과는 전혀 딴판이다.
논란이 되는 내용은 간단하다. 임원에게는 과도한 성과급을, 직원에게는 성과급 보전용 시간외 수당을 지급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렇게 임직원을 위해 사용된 금액은 수백억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례로 농협은 지난 5월 직원을 위한 '시간외 수당'을 신설, 직원의 성과급 보전에 나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기존에 있던 시간외 수당에 추가로 신설한 게 발단이 됐다. 농협은 기존에 4급 이하 직원들에 매달 11시간, 4급 이상엔 4시간의 시간외 근무를 인정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 시간 외 수당을 추가로 신설, 시행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농협이 외부 공적자금을 받아 신경분리를 추진한 상황에서 성과급을 지급할 수 없어 편법을 동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명목은 시간외 수당이지만 사실상 성과급의 성격이 짙다는 설명이다.
농협은 그동안 직원들에게 100%이상의 성과급을 지급해 왔다. 올해는 신경분리 이후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는다. 이를 두고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노조는 5월25일 조합원에 '전 조합원 정시출퇴근 명령'을 문서화해 전달했다.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5월29일부터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출근하자는 내용과 정시출퇴근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노조에 즉각 제보해달라는 내용을 담았다. 정해진 업무 시간외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농협의 정시출퇴근은 7월31일까지 약 3개월 간 진행됐다. 정시 출퇴근을 했다면 시간외 수당은 지급이 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농협은 노조가 정시출퇴근을 하는 기간에 신설된 시간외 수당을 받았다. 기존의 시간외 수당도 마찬가지. 이를 두고 농협 안팎에선 근무 여부와 상관없이 수당이 지급했다는 말이 새어 나오고 있다. 사실이라면 농협의 모럴헤저드는 심각한 수준이다.
농협 측은 '사실무근'으로 일축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시간외 업무 수당은 사내 업무 통합 로그인을 바탕으로 지급을 했다"고 항변했다. 그는 "추가로 신설된 부분도 사내 업무 통합 로그인을 기본으로 한다"고 말했다. 직원이 컴퓨터를 켜고 업무를 위한 프로그램의 아이디를 입력했을 때부터 로그아웃을 했을 때까지 시간을 기준으로 지급한 만큼 문제가 될 게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은 기존 시간외 수당과 관련된 확인 방법이다. 추가로 신설된 시간외 수당의 확인은 전결권자에게 결제를 받은 것이 기준으로 한다. 시스템적으로 움직인다고 하기엔 무리가 따르는 방식이다.
특히 이 같은 방법에는 허점이 많다. 컴퓨터를 켜 놓은 채 퇴근을 하거나, 다른 직원이 컴퓨터를 대신 켜고 끄는 부분의 적발이 어렵다. 직원끼리 입만 맞춘다면 하지 않은 업무도 한 것처럼 바뀔 수 있다. 농협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그런 일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해당 기간에 오히려 노조의 근무 시간이 과거에 비해 늘었다"며 오히려 노조가 정시 출퇴근을 시행하지 않았다고 강력히 부정했다.
그러나 농협 안팎에서 "전체가 그렇다고 말할 수 는 없지만 일부는 근무시간이 끝나면 퇴근을 했지만 수당을 받는 경우가 있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농협의 과도한 제식구 감싸기 사례는 또 있다. 김우남 민주통합당 의원은 최근 농협 국정감사에서 "농협의 성과급 지급률표에 따르면 마이너스 성과급은 경영평가 점수가 40점 이하일 때 적용된다"며 "2006년부터 2011년까지 100점 미만을 받은 임원은 단 한명도 없다"고 지적했다. 2010년과 2011년에 최고 성과급이 지급되는 110점에 못 미치는 임원은 단 한명에 불과, 사실상 모든 임원이 최고 성과급을 받았다는 것이다. 특히 농협은 9월 경영효율화를 위해 임원 성과급 차등폭을 기본급의 -20~60%에서 -30%~80%로 확대한다고 했지만 실제 계산을 해보면 평균 성과급은 7700만원에서 1억300만원으로 인상됐다고 밝혔다.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도 농협의 무리한 자기식구 챙기기를 꼬집었다. 횡령으로 정직 처분을 받은 직원이 기본급의 90%를 지급받는 등 직원 급여 규정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거다. 그는 또 "농협의 급여 대비 복리후생비 비율이 30%로 금융계 중 최고"라고 지적했다.
최원병 농협 회장은 국감에 출석, "기타 은행과 비교, 문제가 되는 부분을 검토 하겠다"고 말했다. 농민의 위한 농협의 정체성을 두고 논란이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최 회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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