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갸날픈 몸집. 하지만 눈매가 만만찮다. 목소리에도 자신감이 묻어난다.
뮤지컬배우 오소연(27).
당찬 매력의 그녀가 뮤지컬계의 중심에 다가서고 있다. 지난 2005년 '찰리 브라운'으로 데뷔한 오소연은 최근 2,3년 동안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약간의 과장과 덜 다듬어진 면이 엿보였으나 무대 위에서 넘치는 자신감과 당당함만은 최고였다. 그 결과 지난달 열린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시상식에서 당당히 '넥스트 투 노멀'의 '나탈리' 역으로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베테랑 선배들을 제치고 금빛 트로피를 안았다.
"이름이 불렸을 때 믿을 수가 없었죠.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무엇보다 엄마한테 효도 한 번 제대로 한 것 같아 기뻤어요."
뮤지컬 배우가 된 과정이 특이하다.
천안의 춤 잘 추고 노래 잘하는 끼 많은 소녀로 유명했던 그녀는 초등학교 5학년이던 지난 1996년 '레미제라블' 내한 공연 당시, 우연찮게 어린 '코제트' 역으로 캐스팅됐다. 어린 코제트는 청아한 목소리로 '레미제라블'의 명 넘버 중 하나인 '구름 위의 성(Castle on a cloud)'을 주인공이다.
'레미제라블'로 뮤지컬과 인연을 맺은 오소연은 그 뒤 평범한(?) 학교생활을 하다 대학진학을 앞두고 다시 뮤지컬의 불씨를 살렸다. 백제대 뮤지컬과에 진학해 가슴에 담아두고 있던 꿈을 펼치기 시작한 것. 음악 레슨이나 연기 과외를 따로 받지 않았음에도 타고난 재능으로 합격장을 받아쥐었다.
"운이 많이 따라줬던 것 같아요.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나고, 좋은 작품에도 많이 출연하고…."
2008년 서울시뮤지컬단의 '오즈의 마법사'에서 주인공 '도로시'를 연기한 뒤 '등급'이 달라졌다. 2009년 화제작 '스프링 어웨이크닝'에 이어 2011년 '엣지스' '넥스트 투 노멀'을 거쳐 드디어 올해 '헤어 스프레이'와 '파리의 연인'에서 당당한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평소 화통하고 낙천적인 성격을 살려 코믹하고 거침없는 소녀 연기를 멋지게 소화해냈다.
이런 그녀가 연말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오는 27일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개막하는 프랑스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에서 착하고 아름다운 여인 '이사벨'로 변신한다. 지금까지 맡아왔던 캐릭터와는 정반대인 천사표다.
"새로운 도전이라 생각하고 뛰어들었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작품 분위기도 다르고, 음악 컬러도 달라 연습 초반엔 자신감도 떨어지고 고생을 많이 했죠."
하지만 조연상 트로피가 큰 힘이 됐다. '대충대충'이 없이 마음에 찰 때까지 달라붙는 근성이 살아났다.
"한 작품을 해도 관객의 마음에 남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 배우를 보고 극장을 찾는 관객이 많은…. 아직은 한참 더 가야겠죠?(웃음)"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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