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챔피언 삼성. 대만 챔피언 라미고에게 완전히 당했다. 엄밀히 말하면 라미고의 외국인 투수 마이클 로리를 전혀 공략하지 못하며 수모를 겪었다.
아시아시리즈 삼성과의 예선 2차전에서 라미고의 선발로 나선 로리는 9이닝 동안 삼성 타선을 상대로 안타 3개 만을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완봉승을 거뒀다. 129개의 공을 던지며 잡은 탈삼진 개수가 무려 11개. 다른 말이 필요없는 완벽한 투구였다.
한국나이로 28세인 로리는 키 1m99, 몸무게 99kg의 건장한 체구를 갖춘 우완 정통파다. 올 정규시즌에는 6승1패1홀드 평균자책점 2.50의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
엄밀히 말하면 로리의 구위가 삼성 타선을 압도한 것은 아니었다. 직구 최고구속이 144㎞에 그쳤다. 변화구도 커브와 스플리터 밖에 던지지 않았다. 가끔 투심을 섞는 정도였다. 하지만 홈플레이트 구석구석을 찌르는 정교한 제구력이 뒷받침 되자 위력을 발휘했다. 특히 이날 구심을 맡은 호주 출신의 토마스 심판은 한쪽, 바깥쪽 모두 후하게 스트라이크를 잡아준 덕을 많이 봤다. 삼성에게도 똑같은 존을 적용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될 일은 아니었다. 심판 성향을 잘 이용한 라미고 배터리를 칭찬해야 할 일. 배터리의 공격적인 볼배합도 삼성 타선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한국프로야구 챔피언인 삼성 타선이 이렇게 무기력하게 당할 정도의 공은 아니었다. 결국 처음 보는 투수의 생소함에 페이스가 완전히 말리고 말았다. 경기 초반 생각지도 못했던 좋은 공이 들어오자 삼성 타자들이 당황하기 시작했고 선취점까지 내주자 타자들의 방망이는 더욱 무기력해졌다.
로리에 대해서는 올시즌 대만리그에서의 성적을 제외하고는 어떤 정보도 찾을 수 없었다. 삼성도 최선을 다해 라미고 전력에 대해 분석했겠지만 이 투수에 대해서는 알 방법이 없었다. "다른 것보다 저쪽(라미고) 외국인 선수 수준을 알 수가 없다"라는 류중일 감독의 걱정이 그대로 현실이 된 것이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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