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아시아야구의 수준을 이야기할 때 일본 프로야구를 트리플 A, 한국 프로야구를 더블 A로 평가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일본야구를 메이저리그와 트리플 A 중간 정도로 높이 보는 이들도 꽤 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바로 메이저리그로 진출해 좋은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일본과 한국야구의 수준을 비교할 때 한국대표팀 정도의 팀을 일본은 3~4개 만들 수 있다는 얘기를 한다. 대표팀 수준만 보면 한국이 일본에 근접해 있지만, 선수층은 한참 뒤진다는 설명이다. 일본은 2006년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으로 기세를 올렸다. 일본 프로야구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기 팀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그런데 내년 3월 열리는 WBC에서는 상황이 조금 달라질 것 같다. 야마모토 고지 일본대표팀 감독이 11일 국내파 투수로 이번 대회 선발진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와 구로다 히로키(뉴욕 양키스 FA),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매리너스) 등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투수 없이 WBC를 치르겠다는 의미다.
지난 겨울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텍사스로 이적한 다르빗슈는 올시즌 16승9패,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하고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후보에 올랐다. 현재 일본인 선수 중 최고의 구위를 자랑하는 에이스라고 할 수 있다. 다르빗슈는 2009년 WBC 우승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다르빗슈는 일찌감치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출전이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이와쿠마 또한 야마모토 감독의 소집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구로다 역시 고개를 가로저었다.
야마모토 감독으로선 최고의 투수가 있는데도 쓰지 못하게 됐으니 답답할 수밖에 없다.
야마모토 감독은 마에다 겐타(히로시마 카프)와 요시미 가즈키(주니치 드래곤즈), 스기우치 도시야(요미우리 자이언츠)에게 기대를 걸고 싶다고 했다. 마에다는 올해 14승7패, 평균자책점 1.53을 기록했다. 센트럴리그 다승 2위에 평균자책점 1위다. 13승4패를 기록한 요시미는 평균자책점 1.75으로 수준급 성적을 거뒀고, 좌완 스기우치는 12승4패, 평균자책점 2.04를 마크했다. 요시미는 부상 경력이 있고, 스기우치는 왼쪽 어깨 통증으로 10월 이후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아직 완전하다고 할 수 없다.
WBC는 투수 보호를 위해 투구수를 제한하고 있다. 야마모토 감독은 투구수 제한에 따라 제구력이 좋은 투수가 필요하다며 이들 세 투수를 선발 후보로 언급한 것이다. 일본 국내리그 수준이 높다고 하지만 다르빗슈, 구로다같은 특급 선수가 빠진 일본대표팀은 이전보다 분명 전력이 약해졌다.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일본으로선 시험대에 선 기분일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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