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전(14일 오후 7시·경기도 화성)의 의미는 희미했다.
연속성에 고심했다. 내년 3월에 재개될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까지 4개월 간은 공백기로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각 팀이 새 시즌 담금질을 하는 1~2월 선수를 모으기 힘든 현실적 여건 속에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 최 감독이 호주전 일정을 받아든 뒤 장탄식을 한 것도 비슷한 이유다. 최 감독은 지난달 28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호주전 구상이 힘든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12월에 최종예선 일정이 있다면 호주전에 나름대로 신경을 쓰고 구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년 3월에나 경기를 하는 입장에서 선수 구성이나 계획을 가져가기가 쉽지 않다. 한 경기만 달랑 치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명분이 없는 경기 일정은 여러가지 잡음을 불러왔다. 유럽파를 빼고 K-리거들로 스쿼드를 채웠다. 그러나 호주전 하루 뒤 선두 경쟁을 벌이는 FC서울과 울산 현대 소속 선수들을 5명이나 차출하면서 차별 논란이 일기도 했다. 호주전의 의미를 찾기 힘들었기 때문에 불거진 일들이다.
결전을 앞둔 최 감독은 비로소 답을 찾았다. "호주전을 통해 수비수들을 점검하고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겠다." 최 감독은 "(호주전은) 올해 마지막 A매치다. 내년 최종예선까지는 기간이 많이 남아 있다"면서 "젊은 수비수들을 실험하고, 그동안 대표팀에 소집됐으나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다. 최종예선 대체자원 발굴의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무패 행진에 일조하고 있는 수비수 정인환(26)을 좋은 예로 꼽았다. 최 감독은 "정인환이 잠비아와의 친선경기를 계기로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후 소속팀 뿐만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맹활약을 했다"면서 "이번 호주전에서도 정인환 같은 선수들이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남은 최종예선 일정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표 선수의 책임감도 강조했다. 최감독은 "이번 호주전이 의미 없다고 보지 않는다. 대표팀에 소집된 선수들도 대표 선발을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선발된 선수들 모두 이번 경기를 통해 능력을 증명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문제는 상존한다. 대표팀에 소집된 18명의 선수 중 12명이 주말 K-리그 일정을 소화했다. 체력적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제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문제다. 공교롭게 불어닥친 한파도 걱정거리가 될 만하다. 경기 당일 최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강풍까지 겹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 팀 모두 정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은 조건이다. 어렵게 찾은 호주전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는 악조건이다. 최 감독은 "기온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체력적인 부분은 잘 조절해서 맞추는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호주전의 지향점은 명확해졌다. 하지만 준비만큼 중요한 것은 결과다. 최강희호가 호주전을 통해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 지에 따라 흐름은 또 바뀔 수 있다.
화성=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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