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어리게만 보였던 소녀가 벌써 이렇게 컸다. 이젠 여인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배우 남보라(23) 얘기다. 데뷔 전 MBC '우리들의 일밤-천사들의 합창'과 KBS '인간극장'에서 13남매 가족으로 화제를 모은 남보라는 8남 5녀 중 둘째다.
올해 들어 남보라는 그 어느 때보다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비롯해 영화 '하울링'과 '무서운 이야기'에도 출연했다. 여기에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돈 크라이 마미'까지. 배우로서 한 단계 올라선 느낌이다.
특히 '돈 크라이 마미'에선 성폭행 피해자 역을 연기해 눈길을 끌었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촬영이 끝나고 쉬는 날에도 감정을 계속 유지하려고 했어요. 물론 괴로웠었죠. 하지만 영화를 위해서라면 마땅히 감수해야 할 희생이지 않을까 생각했죠."
그녀는 "사건의 피해자에 대한 정보는 얻기가 힘들어서 그냥 계속 상상하고 생각하는 수밖에 없었어요. 나라면 어떨까 생각을 하다보니 정말 끔찍할 것 같았어요"라고 했다.
평범하지 않은 역을 맡다 보니 주변에서의 걱정도 많았다.
"제가 인터뷰에서 힘들다는 말만 많이 했나 봐요. 사람들이 걱정을 하기 시작했어요. 심리치료를 받아보라고 하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말까지 나오더라고요. 그건 아닌데.(웃음) 전 간접 경험을 해도 이렇게 힘든데 당사자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 생각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했으면 좋겠어요."
또렷한 이목구비에 작은 얼굴. 이 정도면 연예계 '여신'이 될 만한 조건을 갖췄다. 하지만 본인은 "여신보다는 옆집에 살 것만 같은 아이가 더 좋다"고 말했다.
"다른 배우들은 데뷔 때부터 예쁜 모습을 먼저 보여줬잖아요. 근데 저는 수면바지 입고 동생들 기저귀 가는 모습부터 보여드렸으니까요.(웃음) 솔직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려서 더 친근하게 느끼시는 것 같기도 하고, 저는 여신처럼 신격화 될 순 없지만 그래도 동네 꼬마는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어 "평소에도 길거리에서 절 보면 오랜만에 친척 모임에서 만난 조카 보듯이 보시는 것 같아요. 소소한 안부도 물어보시고 처음 본 사람인데 5~6년 안 사람처럼 느껴지거든요. 전 오히려 그게 더 좋아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찬 각오를 밝혔다. "지금까지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의 모습을 알리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그걸 잘 조합해서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려야죠. 지금까지 시험 단계였다면 이제 본격적인 무대를 펼쳐야죠.(웃음)"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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