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수구단 체제의 페넌트레이스 일정. 예상은 했지만 형평성에서 너무 차이가 난다. 최대의 피해자는 롯데다. 만약 롯데가 근소한 승차로 포스트시즌 진출 탈락이라도 한다면 이 책임은 누가 지게 될 것인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30일 2013시즌 페넌트레이스 일정을 발표했다. 2013 시즌부터 NC가 1군에 진입, 9개 팀이 경기를 벌이기 때문에 4경기가 열리고 1팀은 무조건 쉬어야 한다. 때문에 경기 일정이 기형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기 일정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고, 어느팀들이 유리하고 불리한지 판단하기 어려워 이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었다. 하지만 경기일정이 발표되자마자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9구단 체제가 확정된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바로 그 문제였다.
직격탄을 맞은건 롯데다. 개막 2연전을 치른 다음부터 바로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됐다. 롯데는 한화와의 홈 2연전을 치른 뒤 창원으로 이동, NC와 3연전을 벌인다. 상황을 따져보자. 안그래도 롯데는 무조건 이기겠다는 NC다. NC는 개막 2연전 경기 없이 푹 쉬었다. 팀 내 1, 2, 3선발이 모두 나오게 된다. 반대로 롯데는 3, 4, 5선발이 나서야 한다. 여기에 NC는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투수로 뽑을 계획. 아무리 NC가 전력적으로 약하다지만 외국인 투수들을 상대하는 것은 버거운 일이다.
이것으로 끝이면 얼마나 좋을까. NC와의 경우를 포함, 롯데는 앞서 열린 연전에서 쉰 팀들과의 새로운 3연전을 총 12번이나 치러야 한다. 푹 쉰 팀들의 1, 2, 3선발급 투수들을 기본적으로 12차례나 만나야 한다는 뜻이다. 다른 팀들이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고 하면 괜찮겠지만 삼성의 경우를 보면 볼멘 소리가 나올 만 하다. 다가오는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삼성은 연전을 쉰 팀과 3연전을 치르게 되는 경우가 딱 한 차례 뿐이다. 롯데 다음으로 한화가 8번, NC가 7번 위와 같은 최악의 경우를 맞이하게 됐다.
또 하나. 롯데도 NC와의 새로운 라이벌 관계가 신경쓰이는 입장에서 NC는 롯데와의 경기를 앞두고 모두 3연전을 쉬는 일정표를 받아들었다. 자칫했다가는 롯데 타자들은 1년 내내 NC 외국인 투수들 만을 상대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1~2게임의 승차로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 등 팀의 운명이 달라지는 한국프로야구 현실상 엄청난 악조건이다. 여기에 롯데는 기본적으로 이동거리에서도 다른 구단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손해를 보고 있는 실정.
롯데는 그야 말로 '멘붕'에 빠졌다. 30일 경남 통영에서 열린 납회행사 현장에 이 소식이 전해지자 코칭스태프는 물론, 구단 관계자들까지 충격에 빠졌다. 일단 롯데는 KBO에 "이런 상태로는 도저히 경기를 치를 수 없다"고 공식적으로 항의를 한 상황이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마음같아서는 보이콧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KBO는 "이해해달라"라는 입장만을 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흥행, 이동거리 등 여러 요소들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하는데 정말 납득하기 힘들다. 이런 일정이 2~3번 많다면 이해를 하겠다. 1번과 12번의 차이가 말이 되느냐"고 강조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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