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을 보면 한국영화가 보인다!" 제33회 청룡영화상의 15개 부문엔 21개 작품의 쟁쟁한 후보자(작)들이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각 부문별로 수상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청룡영화상의 후보자(작)들을 찬찬히 훑어보면 올 한 해 한국영화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알 수 있다. 제33회 청룡영화상을 통해 2012년의 한국영화 트렌드를 살펴봤다.
한국영화 전성시대
올 한해 한국영화는 뛰어난 성과를 냈다. 사상 처음으로 연간 관객수 1억명을 뛰어넘었고, 1000만 관객 영화 두 편을 배출했다. 해외 영화제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피에타'는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았다.
11월 현재 한국영화의 점유율은 약 59%다. 이는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로 불렸던 지난 2006년 이후 최고 수치다. 매출액에선 약 7500억원을 기록 중이다. 한국영화가 전성시대를 달리고 있다는 증거들이다.
한국영화의 연이은 흥행으로 성수기와 비성수기의 경계가 허물어졌다는 것도 눈에 띈다. 7월 개봉해 성수기 흥행을 이끈 '도둑들' 뿐만 아니라 비성수기에 개봉한 여러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1월에 개봉한 '부러진 화살'은 3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모으면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2월에 개봉한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역시 약 470만 관객을 동원했고, 3월에 개봉한 '건축학개론'은 당시 멜로 영화 흥행 신기록을 쓰면서 승승장구했다.
사극부터 법정 드라마까지 '별별 장르 다 있네'
한국영화의 눈에 띄는 성과 뒤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 합리적인 투자 시스템을 통해 정확한 타깃 관객을 공략했고, 질적으로 관객들에게 인정받을 만한 영화를 만들어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생산해내 관객들의 입맛을 만족시켰다는 것.
제33회 청룡영화상 각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작품들을 살펴보면 이런 확실히 드러난다. 최우수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된 다섯 작품을 보자.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사극이고 '도둑들'은 범죄 액션물이다. 또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는 범죄 드라마물이며, '부러진 화살'은 법정 드라마다. '피에타'는 김기덕 감독 특유의 색채가 느껴지는 드라마 장르다.
이밖에 멜로물인 '건축학개론', 스릴러물인 '공모자들', 재난영화인 '연가시' 등 다양한 장르가 개봉해 관객몰이를 했다. 관객들의 입장에선 '골라 보는 재미'가 있었던 셈이다.
배우의 변신은 무죄
2012년 스크린에선 많은 배우들이 연기 변신에 도전했다. 평소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안겼던 것. 모델 출신으로서 연예계를 대표하는 패셔니스타로 이름을 알렸던 공효진과 김민희는 '러브픽션'과 '화차'로 인상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두 배우 모두에게 2012년은 연기로서 재평가 받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한 해가 됐다.
임수정은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까칠한 여자로 변신해 의외의 매력을 뽐냈다. 연기력에서도 호평을 받았고, 흥행에서도 성공했으니 일석이조였다. 또 '도둑들'의 김해숙은 중국배우 임달화와 진한 멜로 연기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TV 드라마를 통해 '엄마 역할'을 주로 맡았지만, '도둑들'에서의 로맨스 연기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배우들의 과감한 변신은 한국영화의 신르네상스를 이끄는 또 다른 힘이 됐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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