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한국시리즈는 삼성의 우승으로 끝났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한양대-삼성 선배인 이만수 감독이 이끈 SK를 한국시리즈 제물로 삼았다. 절친한 고향 선·후배 사이인 류 감독과 이 감독의 승부는 그렇게 끝난 듯 했다.
하지만 또 다른 승부가 남아있었다. 그들의 승부 '제2라운드'는 야구장이 아닌 드넓은 잔디가 펼쳐진 골프장에서였다. 류 감독과 이 감독이 3일 경기도 이천 휘닉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31회 야구인골프대회(한국야구위원회·스포츠조선 공동 주최)에서 다시 붙었다. 이번 '장외대결'은 그야말로 두 감독이 자신만의 역량을 갖고 겨룬 승부다. 자신들을 보좌하던 코칭스태프와 작전을 수행해주는 선수들은 없었다. 골프공과 채를 들고 맨몸으로 맞선 대결이었다.
그러자 두 감독의 지닌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류 감독의 '뜨거운 승부사 기질'은 장대비 속에서도 식을 줄 몰랐다. 이 감독은 승부 보다는 '타고난 친화력'으로 게임 자체의 품격과 흥미를 한 단계 승화시켰다. 그렇게 두 감독은 자신들의 캐릭터를 골프장에서 여과없이 보여줬다.
야구인들의 겨울 축제 제31회 야구인 골프대회가 3일 경기도 이천의 피닉스 스프링스 CC에서 열렸다. 삼성 류중일 감독(오른쪽)과 SK 이만수 감독이 퍼팅 라이를 살피고 있다.이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2.12.03/
'승부에 임했으면 끝까지 이겨야 한다' 장대비도 못 말린 류중일 감독의 신념
평상시 삼성 류 감독의 모습은 전형적인 '호인'이다. 늘 하회탈 같은 웃음이 얼굴에 머물러 있으면서 상대방을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이것은 '자연인' 류중일의 얼굴이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에 돌입하면 류 감독의 얼굴은 달라진다. 지독하리만치 철저한 '승부사'의 얼굴로 돌변한다. 류 감독의 지인이나 삼성 코칭스태프 역시 한결같이 류 감독이 엄청난 '승부사'라고 증언한다. 오죽하면 류 감독 스스로도 "내기를 하면 마누라도, 아들도 안 봐준다"고 할 정도다.
그런 승부사 기질이 골프장에서인들 달라졌을까. 그럴 리가 없다. 류 감독은 이날 승부에서도 '철저'했다. 이날은 12월 초답게 아침부터 쌀쌀했다. 더구나 오후 1시 경부터는 비가 내리기 시작해 이내 굵은 장대비까지 내렸다. 친선 경기인 터라 각 조별로 구성원 간에 합의가 이뤄지면 라운딩을 중지하고 클럽하우스로 들어올 정도였다. 이승엽 등 선수들도 부상을 우려해 경기를 중단했다.
하지만 류 감독은 단호했다. "한번 시작한 경기는 끝까지 해야한다"는 의지를 관철시키며 장대비 속에서도 라운딩을 멈추지 않았다. 빗줄기를 뚫고 거침없는 샷을 날린 것은 물론이고, 그린 위에서 퍼팅 라인을 읽기 위해 우산도 쓰지 않은 채 웅크리고 앉는 게 다반사였다.
초보 감독으로 지난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그리고 아시아시리즈 3관왕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역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그의 저력은 이런 '열혈 승부사 기질'에서 나오는 듯 했다.
'자, 웃으면서 합시다!' 내추럴 본 분위기 메이커, 이만수 감독
이만수 감독은 현역에서 은퇴한 뒤 지난 98년 홀로 미국으로 떠났다. 자비를 들여 미국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산하 싱글A 팀에서 코치연수를 받았다. 전 소속팀 삼성의 지원도 고사한 채 홀몸으로 미국에서 메이저리그 야구를 익혔다. 결국 이 감독은 시카고 화이트삭스 불펜코치로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경험할 정도로 미국에서의 기반을 단단히 다졌다. 그리고 그를 바탕으로 국내에 돌아와 SK의 감독 자리까지 올랐다.
거침없는 용기와 도전정신, 그리고 이만수 감독 특유의 친화력과 붙임성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감독을 아는 야구인들은 한결같이 그의 친화력에 엄지를 세운다. 이 감독은 솔직담백한 성격덕분에 누구를 막론하고 금세 '친구'로 만드는 능력이 있다. 더구나 '솔직함'과 '자연스러움'을 미덕으로 여기는 미국 스타일을 익히면서 친화력과 사교성은 더욱 깊어졌다.
이날 골프 라운딩에서도 그의 이러한 장점이 금세 부각됐다. 이 감독은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에서 진행된 팀의 마무리캠프를 마치고 지난 1일 귀국했다. 그래서 골프대회가 열린 이날까지도 시차 적응이나 여독이 안 풀렸던 시점이다. 골프장에 나온 이 감독도 대뜸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서 걱정"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이 감독은 경기 내내 쏟아지는 잠과 싸워야 했다. 그러던 중 비까지 내렸다. 하지만 그의 유쾌함은 멈추지 않았다. 처음 보는 동반자들과도 서슴없이 농담을 주고 받으며 상대를 즐겁게 해줬다. 특히 이날 함께 골프를 친 아디다스 코리아 크리스 웰덱 상무와는 자연스러운 영어를 써가며 빗속의 골프 라운딩을 하나의 '특별 이벤트'로 만드는 저력을 발휘했다. 자칫 낯선 외국인과의 '빗속 라운딩'이 어색해질 위기에 처해 있었지만, 이 감독 덕분에 한층 즐거운 라운딩이 됐다는 동반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한국시리즈 뒤에 이어진 '열혈 승부사'와 '타고난 분위기 메이커'의 재대결은 이렇듯 각자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내며 종료됐다. 승부는 끝까지 라운딩을 마치며 90타를 친 류 감독의 승리였다. 이 감독은 결국 쏟아지는 피로와 비로 인해 라운드를 중도에 포기했다. 그러나 동반자들에게 선사한 즐거움의 양에서는 이 감독의 우세승이었다.
이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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