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인데도 일본 퍼시픽리그의 세이부와 지바 롯데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두 팀의 사령탑 때문이다. 세이부 지휘봉은 와타나베 히사노부 감독(47)이 잡고 있다. 지바 롯데 감독은 2012시즌 두산 수석코치를 지낸 이토 쓰토무(50)다. 둘 사이가 이루 말할 수 없이 나쁘다.
이토 감독이 와타나베 감독 보다 세 살 많다. 세이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였다. 포수 출신 이토가 세이부 선수, 코치를 거쳐 2004년 먼저 감독에까지 올랐다. 그는 감독 부임 첫 해 재팬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또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2007년 리그 4위로 추락,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토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가 바로 와타나베였다. 그는 이토 밑에서 2005년부터 2군 투수코치, 감독으로 일하다 세이부 사령탑까지 차지했다. 와타나베는 3차례나 리그 다승왕을 지내며 세이부 황금기를 이끌었던 스타였다.
둘의 악연은 선수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포수 이토와 투수 와타나베는 공배합을 놓고 자주 충돌했다고 한다. 서로 양보하지 않았다. 이후 세이부에서 지도자로도 함께 성장했지만 얼굴을 마주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1군과 2군으로 떨어져 지냈다. 또 2007년 이토가 1군을 지휘했을 때 와타나베가 2군에서 추천한 선수를 일부러 푸대접했다는 얘기도 있다.
이토는 세이부 감독직에서 물러난 후 NHK 해설위원, 일본 국가대표팀(2009년 WBC) 수석코치 등을 지냈고, 두산을 거쳐 지난 10월 지바 롯데 사령탑에 올랐다. 와타나베와 대립구도가 제대로 완성된 것이다.
와타나베 감독은 최근 유니폼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토 롯데' 타도를 선언하기도 했다. 세이부는 2012시즌 롯데를 상대로 10승12패2무로 열세였다. 세이부가 퍼시픽리그 준우승에 머무는데 롯데(5위)가 여러번 발목을 잡았다.
지난달엔 이토 감독이 세이부 내야수 나카지마 히로유키에게 큰 관심을 보여 세이부를 자극한 일도 있었다. 나카지마는 해외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행사해 메이저리그 이적을 추진 중이다. 그런데 이토 감독은 나카지마가 실패했을 경우 국내 이적이 가능할 때 롯데가 쟁탈전에 뛰어들어 달라고 말한 것이다. 세이부가 나카지마의 미국 진출이 힘들어질 경우 잔류하는 걸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난데없이 이토 감독의 발언이 나오자 불쾌했던 것이다.
도쿄스포츠 등 일본 언론들은 두 세이부 선후배의 팽팽한 신경전과 계속된 악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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