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인 김모 양은 요즘 새벽 1시를 훌쩍 넘긴 후에 겨우 잠자리에 든다. 학교 수업이 끝나도 학원수업이나 과외 때문에 귀가 시간이 늦을뿐더러 코앞으로 다가온 기말고사 준비와 과제 때문에 잠을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집중력이 떨어질 때는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고카페인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며 잠을 쫓는다.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내외. 늘 잠이 부족해 머리가 멍하고, 아침이면 일어나기가 어려워 식사를 거르기 일쑤다.
중·고교생이 만성적인 수면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한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학생의 평균 수면시간은 7.1시간이다, 일반계고 학생은 5.5시간, 특성화고 학생은 6.3시간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수면시간 권고치인 8시간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기말고사 기간이 되면 학생들의 수면 시간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면 부족은 스트레스, 우울증, 비만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일생 중 키가 가장 많이 자라는 급속 성장기인 청소년들의 키 성장을 방해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청담튼튼병원의 키우리 성장클리닉 신정연 원장은 "성장호르몬은 하루 종일 같은 양이 분비되는 것이 아니다. 취침 시, 특히 밤 10시에서 새벽2시 사이에 가장 많이 분비되기 때문에 성장기에는 충분히 숙면을 취해야 한다"며 "잠든 후 30분이 지나면 깊은 잠(논렘수면)이 드는데 이때 성장호르몬이 낮시간 보다 4.5배 많이 분비되므로 되도록 깊은 잠을 자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간혹 밤잠을 충분히 자지 않고 짧게 나눠 자는 낮잠으로 보충하는 습관을 가진 경우가 있는데, 이런 잠은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깊은 수면까지 도달하기 어려워 키 성장에 좋지 않다. 또한 잠자리 주변이 시끄럽거나 밝아도 숙면에 방해를 받는다. 그러면 잠자는 시간이 길다고 해도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적어서 키가 자라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간혹 사춘기 이전에는 1년에 4cm 이상씩 잘 자라던 아이들도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수면 부족과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지는 경우가 있다.
신정연 원장은 "또래보다 10cm 이상 작거나, 사춘기인데도 성장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저신장을 의심해 볼 수 있다"며 "저성장이 의심될 때는 성장판 검사, 혈액 검사, 호르몬 검사 등 과학적인 성장검사를 통해 성장을 방해하는 원인을 알아내고 그에 맞는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체질적으로 성장이 더딘 경우 천천히 클 수 있으므로 6개월에서 1년마다 성장검사를 하며 지켜보는 관찰 치료를 진행하며, 성장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아 키가 자라지 않는 경우에는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해주는 성장호르몬 주사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시험 기간에 잠을 쫓기 위해서 박카스에 레모나를 타거나 이온음료를 섞어 마시는 일명 '붕붕 드링크'와 같은 고카페인 음료수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런 음료수는 뼈 성장에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한 잔 마셔도 청소년의 일일 카페인 섭취권장량(125mg)을 초과하게 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이 포함된 음료를 마시면 대뇌피질이 흥분돼 졸음이나 피로감이 완화되지만, 과량 섭취하면 불면증, 신경과민, 메스꺼움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 신정연 원장은 "성장기에 고카페인 음료를 많이 마시면 카페인의 이뇨작용으로 칼슘의 흡수가 저하돼 뼈 성장에 방해가 되며 골다공증이 생기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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