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 근로자 가운데 생산직의 흡연율이 여전히 사무직에 비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김형렬(교신저자)-장태원(제1저자) 교수팀은 1998년부터 2009년 사이 한국 성인 흡연율의 변화를 성별 및 직업군에 따라 살펴본 결과, 성인 생산직 근로자의 흡연율이 사무직에 비해, 남성은 최대 1.8배, 여성은 최대 3.3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흡연 인구의 추이를 단순히 조사한 연구결과는 있었으나 이번처럼 직군별로 비교하고, 흡연율이 높은 원인을 연구한 것은 처음이다.
연구는 제1기(1998), 제2기(2001), 제3기(2005), 제4기(2009)로 나누어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 중 25세 이상 64세 이하의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됐다.
직업군은 사무직, 생산직, 기타 총 3군으로 분류했고, 세부적으로 사무직을 관리자, 전문가 및 관련종사자, 사무종사자 등 3개 직종으로, 생산직을 서비스 및 판매종사자, 농림어업숙련 종사자, 기능원 및 관련기능 종사자,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 종사자, 단순노무 종사자 등 5개 직종으로 분류했다. 그 외 분류된 기타에는 무직, 학생, 주부가 포함됐다.
조사 결과 남성 전체의 흡연율은 1998년 68.9%에서 2009년 50.1%로 18.8% 감소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남성 직군별 흡연율을 1998년과 2009년 비교한 결과, 사무직은 63%에서 42.6%로, 생산직은 70.8%에서 55.7%로, 기타는 70.2% 에서 49.4%로 감소했다.
남성 사무직과 생산직 근로자의 흡연율 비차비(odds ratio, OR) 어떤 집단과 비교하여 다른 집단의 확률이 얼마나 높은지 나타내는 수치로 비교위험도와 비슷한 개념이다. 즉 2009년 남성 흡연율의 비차비가 1.38인데, 이는 남성생산직 흡연율이 남성사무직 보다 약 1.38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5년에서 2009년 사이 두 직군 모두 흡연율이 떨어진 것은 2004년 말 담배 값 인상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 전체의 흡연율은 1998년 5.1%에서 2001년 3.9%로 감소했으나, 2009년 6.1%로 증가했다. 여성 직군별 흡연율을 1998년과 2009년 비교한 결과, 사무직은 1.3%에서 3.5%로, 생산직은 6.1%에서 10.6%로, 기타는 5.2% 에서 5.6%로 증가했다.
여성 사무직과 생산직 근로자의 흡연율 비차비는 1998년 2.79, 2001년 1.48, 2005년 3.37, 2009년 2.44로 남성과 달리 일정한 경향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는 여성 흡연자의 경우 흡연에 대한 사회적 인식 등의 이유로 담배를 피지 않는다고 설문에 응하는 비율이 높아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비차비로 알아본 결과 생산직의 흡연율은 사무직 보다 남성은 최대 1.8배 높고, 여성은 3.3배 담배를 더 많이 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생산직 근로자가 금연하는 비율이 더 적으며, 업무 중 이동이 어렵기 때문에 보건소 금연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직업군별 특성을 고려한 특성화된 금연프로그램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형렬 교수는 "흡연은 관상동맥 및 동맥경화 질환, 폐암이나 후두암 같은 악성 종양을 일으켜 근로자 개인의 건강에 해롭다"며, 또한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결근이나 병가가 잦으며 건강 관리비도 50%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기업 경쟁력도 떨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장태원 교수는 "우리나라의 흡연율은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높지만 놀라울 정도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며 "직업군과 성별에 맞는 적정한 맞춤형 금연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정부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며, 기업에서도 근로자의 건강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연정책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직업환경의학분야 국제학술지 '직업건강저널(Journal of Occupational Health)' 10월호에 게재됐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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