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나이퍼같은 컴퓨터 송구를 자랑했던 레전드 내야수 출신도 실제 총 앞에서는 나무에서 떨어진 원숭이였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레전드 스타들간에 웃지 못할 총기사고 해프닝이 벌어졌다.
해프닝의 주인공은 로빈 욘트 전 밀워키 브루어스 코치(55)와 데일 스웨임 시카고 컵스 감독(49)이다.
욘트는 밀워키의 대표적인 레전드다. 유격수 출신인 그는 메이저리그 통산 17번째 3000안타의 주인공으로 1993년 은퇴할 때 통산 3142안타-251홈런-1406타점, 2할8푼5리의 타율기록을 남긴 전설의 유격수다. 1999년 놀란 라이언, 조지 브레트와 함께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도 했다.
같은 내야수 출신인 스웨임 감독은 1986년부터 1999년까지 여러 팀을 전전했지만 프로 데뷔를 시작한 곳이 밀워키였다. 한때 밀워키의 타격코치였던 그는 지난해 시카고 컵스의 감독으로 데뷔했다.
이들은 밀워키에서 선수와 코치생활을 하면서 깊은 친분을 쌓아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 이들의 해프닝이 알려진 것은 MLB 윈터미팅(4∼7일)에 참가중인 스웨임 감독이 기자들에게 흥미로운 얘기를 해주겠다고 입을 열면서부터다.
스웨임 감독은 윈터미티에 참가하기 전 욘트와 함께 애리조나의 한 수렵장에 메추라기 사냥을 즐기러 나갔다. 비시즌때 둘이서 자주 즐겼던 레저활동이다.
한창 사냥에 몰두하고 있을 때였다. 욘트보다 45m 정도 앞에 서서 수풀을 헤치고 사냥감을 찾고 있던 스웨임 감독의 뒤쪽에서 총성이 들렸다. 그 순간 자신의 등에 산탄의 일부가 쇄도했고, 산탄중 한 방은 오른쪽 귀를 스치고 지나갔다.
앞서 가던 스웨임 감독의 뒤쪽에서 새가 날아오르자 뒤따르던 욘트가 재빠르게 사격한다는 것이 사선 안에 스웨임 감독이 있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스웨임 감독은 귀에서 피를 뚝뚝 흘렸지만 다행히 봉합수술을 할 정도의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고 한다. 욘트는 새를 잡는데 성공했지만 하마터면 친구까지 잡을 뻔했다.
그는 "총에 맞는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뭐, 그렇게 대단한 일도 아니었다"며 사냥 친구와의 우정을 과시했다. 스웨임 감독과 욘트는 과거에도 함께 사냥을 하다가 먼거리였지만 서로의 방향을 향해 총을 쏜 적이 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는 눈치였다.
스웨임은 "욘트는 나로 하여금 핀잔을 잔뜩 들은 대가로 새를 얻을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그를 '딕 체니'라는 별명으로 부르기 시작했다"며 웃음을 선사했다.
미국의 전직 부통령인 딕 체니는 지난 2006년 텍사스주 남부의 한 목장에서 변호사 친구와 사냥을 하다가 오발사고를 내 친구에게 부상을 입힌 바 있다. 당시 체니 부통령은 욘트와 마찬가지로 메추라기를 맞히기 위해 몸을 돌려 산탄총을 쏘았는데 사선에 있던 친구의 뺨과 목으로 산탄을 날려 병원신세를 지게 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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