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이 아니다"
신태용 감독이 7일 구단에 제출한 사표가 수리됐다. 신 감독이 4년만에 성남 지휘봉을 내려놨다. 형식은 자진사퇴지만 내용은 해임이라는 주장에 대해 성남 구단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경질이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성남 구단은 지난달 28일 리그 최종전 강원전 직후 전 코칭스태프에게 사표제출을 요구했다. 곧바로 '해임'이나 '불신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올시즌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묻고,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새 판을 짜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자존심 강한 신 감독은 열흘 가까이 누구보다 심각하게 거취를 고민했다. 3일 K-리그 대상 시상식 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칩거했다. 7일 박규남 성남 단장을 찾아가 직접 사표를 제출했다. 고민이 길었던 만큼 결심은 단호했다. "4년간 앞만 보고 달려왔다. 좀 쉬고 싶다. 1~2년간 축구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신 감독의 의지는 강력했다. "영원한 성남맨으로 남기 위해서라도 지금 시점에서 재충전이 필요하다"며 사퇴 결심을 밝혔다.
현역시절 성남의 전성기를 이끈 스타플레이어였고, 감독으로 아시아 정상에 서며 성남의 제2전성기를 이끈 신 감독에 대한 구단의 고민 역시 깊었다. 사표를 받은 후 8일 오전까지 구단은 장시간 회의를 통해 '유임'으로 가닥을 잡고, 신 감독과의 대화 채널을 가동했다. "심사숙고"를 요청했지만 흐름을 되돌릴 수 없었다. "쉬고 싶다"는 신 감독의 뜻은 완강했다. 선수 시절부터 동고동락해온 박규남 성남 단장에게 신 감독은 아들같은 존재다. '경질'은 성남의 레전드 감독에 대한 예우가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 구단의 만류에도 감독의 사의가 강했다며 '자진사퇴'라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보낼 때 보내더라도 최대한 아름다운 모습을 갖춰 보내고 싶었던 것이 구단의 뜻"이라고 했다.
사표를 제출한 밤, 수척해진 얼굴의 신 감독은 이제 홀가분하다고 했다. "남자로 태어나, 한번 말한 건 책임을 져아지. 다음에 다시 우승하며 만나자." 사퇴 결심은 확고했다. "팬들이 원하면 어떡하실 거냐"는 마지막 질문에 유일하게 흔들렸다. "팬들이 원하면 당연히 돌아와야지." 성남 팬들이 그를 사랑했듯, 그 어떤 순간에도 성남 팬들을 사랑한 프로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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