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창아, 우리가 해냈구나."
8년 만에 한국무대에 복귀해 골든글러브를 받은 삼성 이승엽, 가장 치열했던 투수 부문에서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삼성 장원삼 모두 이날의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2 골든글러브 시상식의 진정한 주인공은 뭐니뭐니해도 넥센 히어로즈였다. 넥센은 1루수 부문 박병호를 시작으로 2루수 서건창, 유격수 강정호가 골든글러브를 거머줬다. 그야말로 내야를 휩쓸었다.
현장을 찾은 넥센 관계자의 입에서 "우리 정말 용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기적과 같은 장면이이었다. 강정호야 이미 수준급 유격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던 반면, 무명에서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로 발돋움한 박병호와 서건창의 감동 스토리가 이날 시상식장을 다시 한 번 물들였다. 각종 시상식에서 MVP와 신인상을 휩쓴 두 콤비는 이날 골든글러브 수상으로 모두를 깜짝 놀래킨 2012 시즌을 마무리 했다.
시상식 종료 후, 박병호가 서건창에게 건넨 한마디는 바로 "건창아, 우리가 해냈구나"였다. 두 사람이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 특히, 지난해 말 신고선수로 입단해 당당히 넥센의 주전 2루수로 활약하며 신데렐라 스토리를 쓴 서건창은 "현역 복무시절, 경계 근무를 서며 골든글러브를 받는 꿈을 꾸기도 했다. 그런데 그 꿈이 실제로 이뤄질지는 정말 몰랐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이장석 대표를 비롯한 넥센 관계자들과 코칭스태프도 두 사람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이 대표는 "우리는 스타 선수들이 모인 구단이 아니었다. 강정호도 동기생 류현진에 비하면 그 출발이 매우 미약했다. 그야말로 선수들이 역경 속에 스스로 노력해 이뤄낸 결과물"이라며 흡족해 했다. 넥센 1군 수비코치로 이 3명의 내야수를 길러낸 홍원기 코치는 시상식 후 세 사람을 향해 "너희들이 골든글러브 받은 모습을 보니 밥을 안먹어도 배가 부른 것 같다"며 함께 기뻐했다.
한편, 박병호-서건창-강정호는 모든 시상식 행사가 종료된 후 행사장 옆에 마련된 기자실을 찾았다. 자신들에게 투표를 해준 기자단에 감사의 인사를 하겠다며 자발적으로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씩씩하게 인사를 하는 세 사람을 향해 현장에 있던 모든 취재진은 큰 박수로 축하를 건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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