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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00대 명산 찾기-96차 백덕산] 겨울산에서 '동심'을 외치다!

by 남정석 기자

<노스페이스와 함께 떠나는 한국 100대 명산 찾기-96차 백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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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책 하나를 만든다고 생각하고 산을 올라보세요."

'외롭거든 산(山)으로 가라'를 쓴 김선미 작가는 백덕산 산행 전날 참가자들에게 이렇게 얘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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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페이스와 함께 떠나는 한국 100대 명산' 찾기의 마지막 12월 산행지는 강원 평창과 영월에 걸쳐 있는 백덕산이었다. 눈도 많이 온데다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2월 초순 기온으로는 가장 추워 한파주의보까지 발령된 지난 주말, '용감'하게도 산을 찾았다. 그것도 강원도 산을.

평지에서 이미 영하 15도의 기온을 가리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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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터널을 지나 산행의 들머리인 문재에 이르자 벌써부터 싸늘하다. 이 곳의 고도가 이미 700m를 넘기에 평지보다는 5도 이상 낮은 기온이다.

초입 오르막길부터 눈이 한가득이다. 다행히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서인지 잘 다져져 있지만, 길을 조금만 벗어나도 무릎 이상까지 푹푹 빠진다. 만만치 않은 산행이 예상된다. 아버지 김상교씨와 함께 온 김범조군(초등 4학년)이 선두에 섰는데, 씩씩하게 올라가다 이내 지쳐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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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눈 천지인데, 그늘이 드리워진 북사면으로 접어들면 어김없이 삭풍이 옷 속을 파고든다. 어느새 참가자들의 눈썹이나 모자, 옷 위의 땀이 얼어붙어 눈사람처럼 변했다. 날씨가 추우니 좀처럼 대화가 없다.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만 들린다.

다행히 날씨는 구름 한점 없이 맑다. 파란 하늘과 새하얀 눈이 절묘한 대비를 이룬다. 925봉을 지나 헬기장에 이르니 사방이 탁 트였다. 역시 강원도의 산답게 사방에 물결처럼 펼쳐진 산 그리메가 모두 눈 이불로 덮여 있다. 산행을 어렵게 하지만 그래도 눈은 겨울의 백미이다.

정상을 향해 올라가지만 물론 오르막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끄러운 내리막길을 내려가다보니 시간이 계속 지체됐다. 당재에 이르자 벌써 시간은 정오. 정상까지 아직 2㎞나 남았는데, 아무래도 심설산행이 처음인 몇몇 참가자들의 페이스가 떨어졌다. 이 가운데 3명은 당재에서 비네소골로 먼저 내려가기로 하고, 다시 발길을 재촉했다.

다른 산행객들과 섞이면서 시간이 계속 지체됐다. 1280봉을 지나 힘겹게 러셀을 해가며 정상부를 100여m 남긴 지점에서 돌 위에 놓인 계단이 꽁꽁 얼어붙어 있다. 아이젠을 차고도 건너기 힘든 수준. 아쉽지만 여기서 발걸음을 돌려 당재까지 다시 돌아왔다.

비네소골로 내려가는 길은 새롭게 내린 눈이 쌓여 있어 아이젠도 소용없었다. 아예 엉덩이를 깔고 미끄러져 내려가는 것이 상책. 동심으로 돌아간 참가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눈썰매를 탔다. 경찰이 되기 위해 시험을 준비하면서 쌓인 스트레스가 산에만 가면 풀린다는 신혜정씨는 속도 제어가 안 돼 눈 속에 파묻히면서도 그저 즐거운 표정이다. 한겨울에도 자신을 찾은 이들에게 백덕산이 주는 마지막 선물인 셈이다.

체감온도가 영하 20도에 이르는 산을 7시간 누비며 참가자들은 과연 어떤 자신만의 책을 썼을까? 며칠이 지났건만 아직도 오른손 네번째 손가락이 얼얼하다. 강원도 겨울산, 정말 춥다.


백덕산(평창)=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백덕산 산행에 함께 한 김선미 작가는 참가자들에게 '산, 사람 그리고 인생을 만나는 행복한 산책(山冊)'이라는 테마로 산을 주제로 한 책을 소개했다. '100대 명산 찾기' 초기에 1년여간을 직접 취재하기도 했던 김 작가는 "산행은 책 한권을 읽는 느낌이라 할 수 있다"며 "산을 누비면서 자신만의 책을 한번 만들어보면 인생의 지평이 넓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작가는 '외롭거든 산으로 가라'를 비롯해 '아이들은 길 위에서 자란다' '산에 올라 세상을 읽다' '바람과 별의 집' 등의 책을 펴냈다.

<백덕산은?>

강원 평창군과 횡성군, 영월군 등 3개군에 걸쳐 있으며 해발 1350m이다. 겨울철이면 풍부한 적설량에도 곳곳에 설화와 상고대가 만개, 설경을 감상하려는 산행객들로 붐빈다. 예로부터 네가지 재물이 있다고 해서 사재산으로 불린다. 등산로 경사가 완만해 가족단위 산행객들에게 알맞다.

<산행 참가자>

손수련 윤중선 박영민 전대원 김상교 김범조 조민호 김나래 차정은 나승일 박경희 강대준 이소라 김지영 이용성 성태현 최원희 윤경석 지성옥 곽기은 곽숙련 이기남 윤선희 신혜정 홍현식 박선이 김대호 김형식 강종규 김미진 조희영 백상현 윤재현 김성희 김선미

'한국 100대 명산 찾기'에 애독자를 모십니다. 2013년 1월 19~20일에는 강원 춘천과 화천에 걸쳐 있는 오봉산(779m)을 찾을 예정입니다. 노스페이스 홈페이지(www.thenorthfacekorea.co.kr)의 '카페' 코너를 방문, '오봉산'을 클릭해 접수하면 됩니다. 신청은 이번달 31일 오후 6시까지 받습니다. 이 가운데 30명을 선정해 산행에 초대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신청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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