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처음으로 신장과 조혈모세포를 동시에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이로써 연간 1600여건 이뤄지는 신장이식 수술 환자들이, 수술 후 평생동안 면역억제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희망의 길이 열렸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내과 양철우-정병하, 혈관외과 문인성-김지일, 조혈모세포이식센터 이종욱-김희제 교수팀은 만성신부전으로 혈액 투석중인 류기연씨(38)에게 누나 류은미씨(43)의 신장과 골수 이식을 동시에 진행하여 면역관용을 유도하는 쾌거를 이뤘다.
면역관용이란 수혜자가 공여자의 이식장기에 대하여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면역상태를 말한다. 지금까지 장기를 이식 받으면 환자의 면역 시스템이 이식받은 장기를 공격하는 거부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했다. 하지만 면역억제제를 오래 복용할 경우 당뇨, 고관절 괴사 등의 부작용의 위험이 있었다.
의료진은 면역관용을 유도하기 위해 누나의 신장과 조혈모세포를 함께 이식해 류씨가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했다.
이같은 골수이식을 통한 장기이식에서의 면연관용유도는 최근 미국 하버드의대, 노스웨스턴 대학을 중심으로 시도되는 최첨단 이식술이다. 국내에서는 서울성모병원에서 국내최초로 성공했다.
장기이식센터장 양철우 교수(신장내과)는 "면역억제제가 필요없는 장기이식이 현실로 다가왔다"며, "향후 면역억제제를 감량하여 최종적으로 약제를 끊는 과정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또 "큰 문제없이 성공적으로 시도된 이번 이식은 우리나라 의료계의 큰 획을 긋는 역사적인 일로 기억될 것이며 우리나라도 이러한 고난이도의 이식을 시행할 수 있는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하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혈모세포이식센터 김희제 교수(혈액내과)는 "신장이식 수술을 앞두고 이식전 조치, 방사선 치료 등으로 환자의 건강이 약해진 상태에서, 조혈모세포이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을 더욱 기하였다"며 "이번 조혈모세포이식이 100% 성공해 앞으로 이식수술을 받는 환자가 면역억제제를 먹지 않아도 되는 희망적인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동시이식 수술은 서울성모병원 선도형 면역질환융합연구사업단이 주관하고 복지부의 지원으로 추진한 의료 신기술 사업이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누나 류은미씨(43)로부터 신장과 조혈모세포를 동시에 이식 받고 건강을 회복한 류기연씨(38)가 주치의인 장기이식센터장 양철우 교수,조혈모세포이식센터 김희제 교수와 함께 기념사진 촬영을 했다.(왼쪽부터 김희제 교수, 류기환씨, 누나 류씨, 양철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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