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도덕성에도 문제가 있지만, 구조적인 폐단부터 뜯어고쳐야 합니다."
근래에 들어 사회적으로 상당히 완화된 면이 있지만, 한국 사회는 여전히 '학벌'에 대한 선호사상이 깊게 뿌리내려 있다. 어떻게든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때로는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대학간판'을 따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로 인해 매년 입시 비리에 관한 뉴스들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특히 입시 과정에서 실기평가 항목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예체능계 특기생의 경우에는 많은 폐단을 낳았고 이로 인해 입시 체제가 수없이 개편되기도 했다.
야구 특기생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었다. 프로야구 선수와 코치, 감독을 지낸 명망있는 인사들이 대학감독 시절 저지른 입시비리로 줄지어 구속수사를 받으며 야구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 중에는 올해 프로야구 OB들의 모임인 일구회에서 수여하는 '일구회 지도자상'을 받은 양승호 전 롯데 감독도 포함돼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정진호 전 LG 수석코치와 천보성 전 LG 감독도 각각 연세대와 한양대 감독을 지내며 비리를 저질렀다. 제물포고와 인천고, 동아대 동국대 경희대의 전·현직 야구감독과 아마추어 심판원이 이번 수사과정에서 구속됐다.
야구 특기생의 대학 입시비리의 1차적인 책임은 분명히 비리를 저지른 감독들에게 있다. 이들의 도덕적 해이는 질타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향후 이같은 비리로 아마추어 야구의 순수성이 더럽혀지지 않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혀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비리가 횡행하는 구조 자체를 개선해야만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감독들에게만 비난의 화살을 돌릴 일만은 아니다.
관리 감독의 주체, 대학 본부는 뭘했나
현재 야구 특기생의 대학 입시 체제는 분명히 잘못됐다. 비리가 자라날 빈틈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예체능 특기자 입학 사정을 주도했던 국립교육평가원은 지난 2000년대 초반, 전국대회 4강 진출팀에게만 주어졌던 대학 특기자 자격을 폐지하고, 입시를 대학 자율에 맡겼다. 취지는 좋았다. 고교 야구의 성적 지상주의 풍토를 없애고, 대학의 문호를 넓히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런 조치가 시행된 이후가 문제였다. 대학 당국은 야구 특기생의 입시에 관한 대부분의 권한을 소속 감독에게 일임했다. 전문 분야를 해당 전문가에게 맡긴 것까지는 수긍할 만 하지만, 이후 관리 감독 체제는 부실했다. 그러다보니 해당 감독들이 대학 당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임의대로 학부모 혹은 고교 감독들과 검은 커넥션을 형성한 것이다.
보통 대학본부에는 소속 체육팀들을 관리 감독하는 체육부장 교수가 있다. 야구뿐만 아니라 축구나 농구 등 대학 소속 체육팀의 원활한 운영을 책임지는 보직이다. 마치 공항의 관제탑같은 역할이다. 그러나 이번 야구특기생 입시 관련 비리사건에 관해 이들에게까지는 책임소재를 묻지 않았다. 대학 측은 "감독들이 임의대로 한 일"이라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데, 진정 책임있는 자세라 할 수 없다.
갈수록 좁아지는 문, 불투명한 입시 사정방식 '꼼수'를 부른다
이렇듯 관리 감독의 책임을 지고 있는 대학 당국의 무관심도 문제지만, 현재 국내 아마추어 야구선수들의 진학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칠수록 아마추어 선수들의 진학 기회는 줄어들고 있다.
특히 고교팀이 54개인데 반해, 한국 대학야구연맹에 2012년 등록된 대학 야구팀은 33개팀 뿐이다. 그러다보니 고교 선수들이 원하는 대학팀에 진학하려면 경쟁을 거쳐야 한다. 일부는 프로팀에 지명을 받기도 하지만, 그 수는 제한적이다.
하지만 이 경쟁의 틀 자체가 상당히 오염돼 있다. 현재 불거진 야구 특기생 대학 입시 비리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과 심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관행'이라는 미명하에 선수의 실력이 아닌 돈의 액수가 대학 입학을 결정지어왔다. 학부모들은 자식의 진학을 위해서 감독들에게 청탁을 하는 꼼수를 택한다. 감독들이 먼저 꼼수를 제안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투명하지 못한 입시 체계를 악용해 부정축재를 하고,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게 된 것이다. 일부 감독들은 돈을 준 학부모에게 협박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때문에 현재의 야구 특기생 입시체제가 전면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제2의 특기생 입시비리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많다. 개개인의 도덕적 해이를 질타할 것만이 아니라 이를 계기로 국내 아마추어 선수들의 입시 시스템도 바꿔야만 하는 때가 됐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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