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수 구단 체제에서나 볼 수 있는 이상한 일정 때문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한팀은 무조건 쉬어야 하는 9구단 체제에서는 따져야할 게 너무나 많다. 흥행 등을 고려해 짰던 내년 시즌 일정이 롯데의 거센 반발로 재검토에 들어갔다.
지난달 30일 KBO가 발표한 일정을 보면 롯데는 휴식을 취한 팀과 12번이나 붙게 돼 있었다. 반면 삼성은 휴식을 취한 팀과의 경기가 1차례에 불과했다. 적게는 이틀, 길게는 나흘을 쉰 팀은 선수들의 체력이 좋고, 특히 투수들이 생생하다는 장점이 있다. 3연전으로 치러지는 7월까지는 나흘씩 쉬는 일정이기 때문에 휴식을 한 팀은 첫 대결에 1,2,3선발이 출격을 할 수 있다. 상대하는 팀으로선 체력적인 면이나 투수 로테이션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것. 롯데는 이점을 들어 KBO에 공개 질의를 했고, KBO는 실행회의를 통해 일정 변경을 고려하기로 했다.
그러나 롯데만큼 일정에 불만을 품은 팀이 있었다. 바로 두산이다. 두산은 쉰 팀과 총 9차례 붙게 돼 있었다. 롯데보다는 적게 불리한 것 같았지만 두산은 휴식을 취할 팀과도 10번을 맞붙게 돼 있었다.
쉰 팀과 경기를 하는 것도 분명 불리하지만, 오히려 앞으로 쉴 팀과 붙는 것이 더 힘들 수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나흘을 쉬게 되니 전력을 쏟아부을 수 있다는 게 이유다. 보통때는 생각하기 어려운 선발투수의 중간 투입이나 불펜투수들의 벌떼 투입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예를 들어보자. 화∼목요일 3연전을 치른 뒤 금∼월요일까지 쉬는 팀이라면 3연전 내내 승리조를 투입할 수 있다. 불펜 투수들이 3일 연투는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전 토,일요일에 던졌던 선발은 3연전에 선발로 나올 일이 없으나 중간계투로는 2∼3이닝 정도를 소화할 수 있다. 즉 선발에 선발을 붙이는 '1+1' 등판도 가능하다. 만약 금∼일요일 경기가 있다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나흘이라는 휴식이 기다리고 있기에 투수 총력전이 가능해진다. 쉬고 나온 팀은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지만 경기 감각이 떨어질 우려가 있고, 총력전이 힘든 반면 쉴 팀은 이런 부담이 적다.
휴식을 취한 팀과 쉴 팀과의 대전을 모두 합치면 두산이 19번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롯데로 15번이다. 삼성은 휴식한 팀과 1번, 휴식할 팀과 4번을 경기해 총 5번으로 가장 적었다.
KBO 정금조 운영팀장은 "구단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시물레이션을 한차례 돌려보았다. 휴식을 취한 팀, 휴식을 앞두고 있는 팀과의 경기 수만 고려할 수는 없다. 신중을 기해야 하지만 질질 끌 이유도 없다. 빨리 매듭을 짓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2014년에도 비슷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2015년 제10구단이 들어와야만 해결될 문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013시즌 팀별 휴식팀과의 대진 경기수
구단=VS 휴식한 팀=VS 휴식할 팀=합계
두산=9=10=19
롯데=12=3=15
NC=7=6=13
LG=4=8=12
한화=8=4=12
넥센=4=7=11
SK=4=5=9
KIA=3=5=8
삼성=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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