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인'이라는 별명은 좀 부담스럽네요."
현대캐피탈의 레프트 임동규(29)가 쑥스러워했다. '리시브의 달인'이 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은 뒤였다. 팀 내 '언성히어로'(숨은 영웅)라 해도 부족함이 없다. 임동규는 리시브 부문(19일 현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11경기에서 329개의 리시브를 시도해 219개를 세터에게 정확하게 배달했다. 세트당 평균 6.171개를 기록했다. 리시브 실패는 3개 뿐이다. 2위 류윤식(대한항공)과 격차가 크다. 류윤식(세트당 평균 4.619개)보다 1.5개나 앞서있다.
리시브의 능력 향상은 여러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가장 먼저 많아진 훈련량이다. 임동규는 "올시즌 개막 전 그 어느 때보다 훈련을 많이 했다. 야간 훈련도 따로 한다. 또 기본 훈련 끝나고도 코치님들과 리시브 훈련을 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요소는 심리적인 안정이다. 공격에만 집중하는 라이트에 비해 레프트는 리시브와 공격 능력을 겸비해야 하는 어려운 포지션이다. 코치와 동료들이 노고를 인정하는 포지션이기도 하다. 임동규는 "다들 어려운 자리인걸 아니깐 '편안하게 하라'고 해준다. 실수를 하더라도 빨리 잊으라고 조언해준다"고 말했다. 믿음직스러운 세터들이 있기에 임동규도 불안감이 덜하다. 그는 "내 리시브가 불안해도 (최)태웅이형과 (권)영민이형이 토스를 잘 올려주기 때문에 부담이 적어진 것이 사실이다"고 했다.
리시브는 심리적인 면이 크게 작용한다. 한 번의 실수가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임동규는 아직 완전히 부담감을 떨치지 못했다. 그는 "리시브에 대한 부담은 아직 떨치지 못했다. 그러나 연차가 쌓이다보니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노하우가 생겼다"고 대답했다. 이어 "공이 품안에 들어오는 느낌이다. 빠른 공도 내 품 안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미경 분석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임동규는 "매일 비디오 분석을 한다. 상대 선수의 서브 코스를 분석한다. 이 분석을 토대로 훈련에 적용시킨다"고 말했다. 스파이크 서브보다는 플로트 서브가 더 까다롭다는 임동규다. 가장 받기 힘든 서브를 구사하는 선수는 삼성화재 세터 유광우다. 파워와 스피드보다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서브라 볼의 변화가 심하다
희생은 임동규의 또 다른 이름이다. 임동규도 공격수다보니 공격에 대한 욕심도 있다. 그러나 임동규의 초점은 문성민, 가스파리니 등 공격수들을 돕는데 맞추고 있다. 임동규는 "공격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득점 많이 하는 것보다 팀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불만은 없다. 내 배구철학도 '희생'"이라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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