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프로야구 MVP는 넥센 박병호가 차지했습니다. 31홈런, 105타점으로 홈런왕과 타점왕을 석권한 박병호의 MVP 수상을 개막 이전에 예견한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LG 시절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한 채 1군과 2군을 들락거렸던 박병호의 폭발적인 활약은 넥센의 관중 동원 증가는 물론 프로야구 700만 관중 돌파에도 크게 기여했습니다.
박병호의 대활약이 가장 아쉬운 것은 바로 친정팀 LG입니다. 2009년 KIA로 트레이드한 김상현이 2009년 홈런왕과 타점왕을 차지하며 MVP를 차지한 것과 동일한 상황이 재연된 것입니다.
LG의 우타 거포 유망주는 이제 정의윤 하나 밖에 남지 않았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005년 LG에 입단한 정의윤은 동기생 박병호와 곧잘 비교되었는데 프로 데뷔 직후 몇 년 간은 박병호보다 다소 앞서온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2011년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터뜨렸으며 올해 MVP가 된 박병호에 비해 2011년 상무에서 LG로 복귀한 정의윤은 제자리걸음을 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년 시즌을 앞둔 현시점에서 정의윤은 과연 어떤 방향성을 추구해야 바람직한가 하는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거포냐 아니면 3할 타자냐 하는 것입니다.
우선 정의윤이 타율과 출루율은 포기하고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홈런을 노리는 거포를 추구할 수 있습니다.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LG로서는 정의윤이 20홈런을 넘길 수 있다면 대성공입니다. 이른바 '똑딱이' 좌타자 위주로 구성된 LG 타선을 감안하면 우타 거포가 한 명 가세할 경우 시너지 효과는 엄청날 것입니다.
하지만 몸을 불리고 방망이를 크게 휘두른다고 홈런 타자로 쉽게 변신할 수 없다는 사실은 팀 선배 박용택을 통해 이미 입증된 바 있습니다. 잠실구장이 타자에 주는 압박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김상현과 박병호가 LG 시절 홈런을 펑펑 터뜨리지 못한 이유로는 잠실구장의 큰 규모에서 비롯되는 부담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3할을 치는 교타자를 추구하기에는 정의윤이 지닌 재능이 아깝습니다. 2012 시즌에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인 0.283의 타율을 기록해 교타자의 가능성을 선보였지만 볼넷 13개를 얻는 동안 삼진 34개를 기록한 것을 보면 선뜻 교타자로 방향성을 잡기도 어렵습니다. 게다가 LG에는 3할을 칠 수 있는 타자, 그것도 정의윤과 같은 포지션인 외야수는 검증된 선수가 많다는 점에서 팀 내 주전 경쟁을 뚫기도 쉽지 않습니다.
정의윤이 내년 시즌 주전으로 자리 잡으며 팀의 주축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과연 정의윤이 어떤 방향성을 정립할 것인지 선결되어야 합니다. 정의윤 개인은 물론 김기태 감독과 김무관 타격 코치를 비롯한 LG 구단 차원에서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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