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는 모든 메이저리거의 꿈이자 소망이다. 박찬호(은퇴)는 지난 2009년 필라델피아 시절 월드시리즈 마운드에 서며 그 꿈을 이뤘다. 비록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17년간의 메이저리그 생활 가운데 가장 소중한 경험을 했다. 신시내티로 둥지를 옮긴 추신수 역시 월드시리즈 우승이 자신의 가장 큰 목표라고 했다. 클리블랜드에 몸담으면서 트레이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언젠가는 전력이 강한 팀에서 뛸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던 추신수다.
지난 12일 클리블랜드와 신시내티, 애리조나는 3각 트레이드를 통해 9명의 선수들을 주고 받았다. 추신수는 신시내티 유니폼을 입게 됐다. 시애틀, 클리블랜드에 이어 자신의 세 번째 팀을 찾았고, 내셔널리그 팀은 처음이다. 과연 추신수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일단 신시내티는 메이저리그 최강급 전력을 보유한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시내티라는 크지 않은 도시를 연고로 쓰면서도 메이저리그 최고의 역사와 전통을 쌓은 팀이기도 하다.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추신수는 월드시리즈는 물론, 포스트시즌 무대에 단 한 번도 서본 적이 없다. 시애틀과 클리블랜드는 강한 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시내티는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다. ESPN의 수석 기자인 데이비드 쇼엔필드는 최근 메이저리그 30개팀의 순위를 매기면서 신시내티를 워싱턴에 이어 2위에 올려놓았다. 뉴욕 양키스, 디트로이트, 애틀랜타 등이 5위 이내에 랭크됐다. 쇼엔필드는 신시내티에 대해 '선발로 전환하는 아롤디스 채프먼이 적응을 잘 하면 초특급 선발진을 갖추게 된다. 불펜은 여전히 강력하며, 추신수는 톱타자 요구를 잘 채워줄 것이다'고 적었다. 바로 추신수를 언급한 것이 눈에 띈다. 즉 신시내티의 약점은 그동안 1번타자 자리였는데 추신수를 데려오면서 문제가 해결됐다는 것이다.
그만큼 신시내티는 공수에 걸쳐 부족한 것이 없어 보인다. 올시즌에는 97승65패로 중부지구 1위를 차지했고, 디비전시리즈에서는 샌프란시스코에 2승3패로 패했다. 지난 95년 포스트시즌에 오른 뒤 14년간 침묵을 지켰던 신시내티는 2010년부터 전력이 급상승, 올시즌 지난 76년(102승) 이후 최다인 97승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투수진이 강하다. 올해 19승을 올린 에이스 쟈니 쿠에토를 비롯해 매트 라토스, 호머 베일리, 브런슨 애로요 등 4명의 선발이 탄탄하다. 4명 모두 올시즌 3점대 평균자책점에 12승 이상을 기록했다. 마무리 채프먼이 선발로 돌아서더라도 불펜진은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걱정할게 없다. 올시즌 도중 캔자스시티에서 옮겨온 조나단 브록스턴이 마무리를 맡고, 불펜진은 션 마샬, 호세 아레돈도 등 여전히 안정적이다.
타선도 제이 브루스, 라이언 러드윅, 브랜든 필립스, 조이 보토 등 거포들이 즐비하고 추신수가 가세하면서 테이블 세터의 출루율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중부지구에서 우승을 다툴만한 팀은 세인트루이스 정도인데, 전력차가 크기 때문에 신시내티의 독주를 예상할 수도 있다.
트레이드 협상에서는 선수가 관여할 부분이 많지 않다. 메이저리그 10년, 한 팀에서 5년 이상 경력을 가진 선수는 트레이드 거부권을 가지는데 추신수는 그런 권리가 없다. 결국 신시내티로의 트레이드는 어떻게 보면 추신수 입장에서 행운이라고 할 수도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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