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들은 극구 아니라고 하지만 이른바 '슈퍼 갑' 대형마트의 부당행위가 또 한번 도마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주)롯데쇼핑의 롯데마트가 부당한 방법으로 파견종업원을사용하고, 서면계약 체결의무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1억5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롯데마트는 미리 물품 생산업체로부터 파견받은 종업원의 업무내용과 노동시간, 파견기간, 파견비용 부담여부와 조건 등에 대해 서면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고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마트는 특정매입 계약을 통해 거래하던 6개 납품업자로부터 2008년 1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145명의 종업원을 파견받아 63개 점포에서 판매업무를 시켰다. 이 기간 서면계약을 하지않았다. 불법이다.
특정매입은 대형마트 등 대규모유통업자가 납품업자로부터 상품을 외상으로 사고, 상품 판매 후 일정수수료나 일정액의 판매 수익을 공제하고서 판매대금을 지급하는 거래다. 일종의 판매의뢰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특정매입의 경우 예전에도 실시했고, 지금도 실시하고 있다. 불법적인 판매가 아니다. 납품업체와 물품이 워낙 다양해 전문지식을 가진 해당 업체의 직원이 파견나와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다른업체도 마찬가지다. 다만 문제가 됐던 그해에 내부직원의 착오와 실수로 계약경신이 되지 않았다. 현재는 고쳐진 사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통해 대형마트와 납품업체간의 '갑을 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
상대적 우위를 앞세운 대형마트는 유통권을 틀어쥐고 있다. 상품을 판매해야 하는 입장인 납품업체로선 섣불리 제대로된 판매계약서를 나서서 요구하기 힘들다. 실제로 계약서에 정확히 명시되지 않은 경우에도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잦은 할인행사와 사은품 마련 등 부당한 압박을 가하기도 한다.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 진통도 마찬가지다. 카드사들 역시 칼자루를 쥔 대형마트의 벽을 넘기위해 노심초사 중이다.
롯데쇼핑은 32개 납품업자와 2008년 한해 동안 직매입 거래를 하면서도 문제를 만들었다. 물류업무 대행업무의 내용과 대금지급방법, 대금결제기간, 거래기간 등 거래조건에 관해 거래개시일로부터 최소 23일부터 최대 28일까지 서면계약 체결없이 거래를 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는 52개 납품업자와 총 60건의 거래에 대해 계약시작부터 최소 7일, 최대 49일이 지나고 나서 서면계약서를 교부한 것으로 적발됐다.
상식적으로 정식문서도 받지 않고 대규모 거래를 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대형마트와 납품업체의 계약이 어떤 식으로 진행됐는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번 제재는 아주 특별한 경우다. 추가합의 계약 논의중이어서 서면계약서 교부가 늦어졌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현재는 모두 시정된 사항이라는 얘기.
공정위 관계자는 "대규모유통업자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서면 계약서에 포함해야 할 중요한 사항을 빠뜨리거나 서면계약서(기본계약) 없이거래해 납품업자들에게 예상하지 못한 피해를 주는 관행을 바로잡았다"고 강조하며 "향후 납품업자 피해예방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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