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욕설 논란'이 불거졌다.
간단하게 상황을 살펴보자. 29일 창원 LG-KGC전. 4쿼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LG 김영환과 KGC 양희종이 루스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LG의 볼이 선언됐다. KGC 선수들의 거친 항의가 이어졌고, 이 감독은 "심판이 어떻게 선수에게 욕을 해. 윤호영 심판이 '야, 이 XX야'라고 욕했잖아"라고 말했다. TV 중계화면에 생생히 방송됐다. 하지만 강현숙 심판위원장은 "윤호영 심판과 경기 직후 통화했는데, 욕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다음날 KBL(한국농구연맹)은 긴급히 재정위원회를 소집했다. 그리고 KGC 이상범 감독과 윤호영 심판을 불러들였다. 여기에서도 양 측의 발언이 엇갈렸다. 재정위원회에서는 이 감독과 윤 심판의 욕설을 들었다는 KGC 3명의 선수를 조사했고, 또 현장에 있었던 KBL 감독관 및 경기진행 관계자의 얘기를 들었다.
KGC 측은 "윤 심판이 욕을 했다"고 말했고, 감독관 및 경기진행 관계자들은 "그런 욕설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결국 KBL 재정위원회는 증거불충분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테크니컬 파울 2회로 퇴장당한 이상범 감독의 벌금은 40만원이었다. 원래 감독 퇴장의 벌금은 통상적으로 100만원이다. 하지만 사건의 결론을 명확히 내리지 못했기 때문에 40만원으로 낮춰준 것이다.
재정위원회의 가장 큰 목적은 코트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건 봉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고리타분하게 재정위원회의 목적을 말하려는 게 아니다. 우유부단한 재정위원회의 이런 태도는 큰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런 식으로 덮힌다면 윤호영 심판은 앞으로 계속 '욕설 심판'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어야 한다. 만약 KGC 측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윤 심판은 엄청난 피해를 입는다. 당연히 '욕설을 했다'고 주장한 이 감독과 KGC 선수들을 일벌백계해야 한다. KGC에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
KGC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이나 증언에 참여한 세 선수도 사태가 이런 식으로 유야무야된다면 피해를 입는 건 마찬가지다. 만약 윤 심판이 욕설을 실제로 했다면 당연히 중징계를 해야 한다.
가장 큰 피해는 아이러니컬하게도 KBL이 입는다. 한국프로농구의 신뢰감이 커다란 추락을 가져온 사건이기 때문이다. KBL 재정위원회가 소극적으로 이 사건을 조사해서는 안되는 가장 큰 이유다.
포털사이트의 반응을 보자. 윤호영 심판과 KGC에 대한 비난과 함께 가장 주류를 이루는 반응은 '프로농구가 저렇지 뭐'라는 냉소적인 얘기다. 이 사건 자체만으로 프로농구의 신뢰도가 추락했다는 의미다.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명명백백하게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고 관련자를 징계하는 것이다.
하지만 KBL 재정위원회의 사건조사는 매우 수동적이다. '향후 사건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제시될 때 재심의한다'는 조건만을 달았다. 하지만 재정위원회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나 지침 등은 없다. 게다가 조사과정에서 윤 심판과 이 감독의 대질도 없었다. 재정위원회에서는 둘을 따로따로 불러 조사했다.
시각 자체를 잘못 잡았다. '심판 욕설논란'의 문제는 단순히 심판진이나 KGC 만의 문제가 아니다. 프로농구판 모두의 문제다. 따라서 KBL이 주도적으로 사건 현장 옆에 있었던 LG 선수들과 욕설을 들을 가능성이 있었던 현장의 관계자, 관중들을 찾아내 엄밀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
'듣지 못했다'가 아니라 '하지 않았다'라든지 '했다'라는 명확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 당연히 KBL 한선교 총재가 앞장서야 한다. 단순한 사건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덮는다면 추락하는 프로농구의 미래는 없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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