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박지훈은 잊지 못할 2012년을 보냈다. 1년 전 진행된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KIA에 지명된 것만 해도 꿈만 같았는데 한 시즌을 풀로 뛰었다. 캠프 때만 해도 1군에서 바로 뛸 줄은 꿈도 꾸지 못했다.
개막 이틀 만에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8월 들어 체력 저하로 보름여간 2군에 다녀온 것을 제외하면 시즌 내내 1군에 머물렀다. 팀내에서 두번째로 많은 50경기에 나서 3승3패 2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입단 후 처음 연봉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은 단번에 끝났다. 구단 역사상 2년차 최고 인상액인 4100만원이 오른 6500만원에 사인했다. 박지훈에 대한 구단의 기대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박지훈 역시 불펜의 핵으로 호랑이 군단의 'V11'을 이끌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이제 2년차 시즌이다. 2013년 계사년, 뱀의 해를 맞은 89년생 뱀띠 박지훈의 각오는 더욱 남달랐다. 이번 시즌 목표를 묻자 대뜸 "우승"이란 말부터 꺼냈다.
보통 2년차 징크스를 걱정하거나 새 시즌 자신의 역할에 대한 생각 등이 앞서기 마련이지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타이거즈의 11번째 우승이었다. 뱀의 해를 맞은 자신의 기운을 팀 우승을 위해 모두 쏟아내겠단 의지였다.
일단 비시즌 목표는 완벽히 달성했다. 고향인 대구에서 머물면서 몸무게를 81㎏까지 끌어올렸다. 1m82의 키에 몸무게 81㎏? 아직 야구선수로서는 호리호리한 체격이다. 하지만 박지훈은 만족했다. 목표인 80㎏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박지훈의 지난 시즌 프로필 체중은 82㎏. 하지만 시즌 내내 75㎏ 정도밖에 나가지 않았다. 대학 시절과 똑같은 몸무게다. 프로 첫 시즌을 맞아 혹독한 훈련을 거듭했고, 살을 찌우려 해도 체질상 쉽지 않았다.
선 감독은 작년 9월 사우나에서 앙상한 박지훈의 몸을 본 뒤 "내년엔 꼭 5㎏ 정도는 불려라"라고 말했다. 선수단에게 비시즌 기간 혹독한 다이어트를 주문하는 선 감독이지만, 박지훈 만큼은 예외였다.
투수는 체중을 불리는 게 스피드나 구위에 도움이 된다는 게 정설이다. 게다가 박지훈은 전반기에 2승2패 2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했다 후반기에 1승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30에 그친 전력이 있다. 스스로도 "힘이 떨어지면서 기복이 커졌다. 그 부분이 제일 아쉽고,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신인 때보다 몸무게를 불려 성공한 투수들의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박지훈 역시 이 전철을 밟기 위해 노력중이다. 편안히 휴식을 취했고, 정성이 가득 담긴 '집밥'을 먹으면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했다.
4일부터는 다시 광주에서 2013시즌을 향해 뛰기 시작한다. 이젠 불린 체중을 유지하는 게 목표다. 박지훈은 "코치님이나 트레이너님들은 비시즌 땐 찌워야 하지만, 캠프나 시즌 땐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니 이젠 유지하는 게 목표"라며 활짝 웃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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