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나가 영화 '매트릭스'를 연출한 세계적인 천재감독 워쇼스키 남매의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통해 할리우드에 입성했다. 캐스팅 제안을 받고 오디션을 거쳐 출연을 결정짓기까지의 에피소드를 들려주는 배두나의 표정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 개봉을 앞두고 지난달 한국을 찾은 라나-앤디 워쇼스키 남매 감독이 출연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가 3일 방송됐다. 녹화 중간 깜짝 게스트로 찾아온 배두나와 공동연출자 톰 티크베어 감독도 이 자리에 함께했다.
배두나가 처음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받은 것은 영화 '코리아'를 위해 탁구 연습을 하러 가던 길이었다. 배두나는 "미국에서 유명한 감독님이 나에게 시나리오를 보내고 싶다는 전화를 받고 시나리오를 보내달라고 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누가 보냈는지도 모른 채 시나리오를 받아서 열었는데 맨 앞 장에 감독님 세 분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정말 기뻤다. 하지만 200페이지 분량의 영어 시나리오를 보고 조금 놀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화상 채팅을 통해 세 명의 감독들과 첫 대면이 이뤄졌다. 배두나는 "감독님들의 팬이라 얼굴이 빨개지고 제대로 말도 못했다"면서 "감독님이 영화 속 손미 역의 대사를 할 수 있느냐고 물어봐서 곧바로 테이프로 만들어 미국으로 보냈다. 보안 때문에 집에서 친오빠가 직접 카메라로 찍어줬다"고 덧붙였다.
이후 다시 2차 오디션을 보자는 연락이 왔다. 이번엔 배두나가 직접 워쇼스키 남매 감독의 사무실이 있는 미국 시카고로 날아갔다. 왜 매니저도 없이 혼자 갔느냐는 질문에 "비행기 표를 한 장 밖에 보내주지 않았다"고 웃으면서 "일본 영화를 두 편 찍었는데 일본 배우들은 현장에 매니저 없이 오더라. 아마도 자기 스태프보다는 현장 식구들과 더 친하게 지내려고 하는 것 같아 나도 그렇게 했다. 혼자 부딪히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혼자 갔다"고 설명했다.
한 달 뒤 배두나는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손미 역에 캐스팅이 확정됐다. 배두나는 캐스팅 날짜가 6월 24일이라는 것까지 기억하면서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톰 행크스, 할리 베리, 휴 그랜트 같은 세계적인 명배우와 함께 연기한 배두나는 마지막 촬영을 마친 후 라나 워쇼스키 감독과 부둥켜안고 울었다. 그는 "영화 촬영하면서 정이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헤어져야 하나 싶었다. 이대로 헤어지면 볼 수 없다는 생각에 그랬던 것 같다"며 돈독한 우애를 보였다.
워쇼스키 남매 감독은 "배두나가 출연한 '고양이를 부탁해'를 보고 배두나의 연기력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그후 배두나의 출연작을 모두 찾아볼 정도로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고 자신들의 영화에 배두나를 캐스팅했다. 톰 티크베어 감독도 "영화 '괴물'과 '복수는 나의 것'을 봤다"면서 "영화를 보고 나면 신기하게도 배두나만 기억에 남더라"며 배두나의 연기를 극찬해 눈길을 끌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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