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선택일까 아니면 조급증에서 나온 실책일까.
신영철 감독을 사실상 경질한 대한항공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대한항공은 8일 신 감독에게 총감독직을 제의했다. 경질이다. 이유는 성적 부진이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 8승7패(승점 26)로 6개 구단 가운데 4위에 그쳤다. 이것으로 신 감독은 2009년 2월 인스트럭터로 대한항공에 부임한 뒤 3년 11개월만에 짐을 싸게 됐다.
신 감독의 경질은 다소 의외다. 대한항공이 4위에 처져있기는 하지만 2위 LIG손해보험과의 승점차는 단 2점에 불과하다. 이제 시즌의 반이 지났을 뿐이다. 아직 반전의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올 시즌 부진이 신 감독의 개인 지도력의 문제로 보기는 힘들다. 2009년 12월 감독대행을 맡은 뒤 10연승을 달리는 등 14승2패를 기록했다. 2010~2011시즌에는 만연 3위팀 대한항공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2011~2012시즌에도 챔피언결정전행을 이끌었다. 충분히 검증된 지도력이다.
올 시즌 불운이 겹쳤기는 했다. 시즌 시작 직전 공수의 핵심인 곽승석이 다쳤다. 외국인 선수 마틴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이후 어깨 부상으로 재활 훈련에 매진했다. 김학민 역시 시즌 시작 전 발목 수술을 받았다. 좌우 공격수들의 부진에 발목이 잡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력은 좋아지고 있었다.
신 감독의 경질은 대한항공 특유의 조급증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대한항공은 V-리그 원년인 2005년 차주현 감독을 시즌 도중 경질했다. 이후 팀을 맡은 문용관 진준택 감독도 모두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지휘봉을 놓았다. 신 감독은 대한항공 감독으로서 드물게 4번째 시즌을 맞이했었다. 하지만 실상은 항상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었다. 대한항공과는 매년 1년 계약밖에 하지 못했다. 결국 신 감독도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잘렸다. 이것으로 대한항공은 V-리그 구단 가운데 최다 사령탑 교체 구단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아직 대한항공은 후임 감독 대책을 수립하지 못했다. 새 감독이냐 서남원 감독대행 체제냐를 놓고 고민 중이다. 하지만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대한항공의 조급증이 계속되는 한 좋은 성적을 내기란 쉽지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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