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FA 홍성흔(37)이 두산으로 이적하면서 두 가지를 잃었다. 홍성흔의 리더십과 거포 본능이다. 홍성흔은 2011년 롯데의 주장이었다. 당시 롯데는 정규리그 2위로 최근 10년 동안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해 롯데 주장은 투수 김사율이었다. 실질적으로 덕아웃 분위기는 홍성흔이 상당 부분 잡았다. 그는 2009년부터 4년 동안 총 59홈런을 쳤다. 1년 평균 15홈런을 기록한 셈이다. 또 4시즌 동안 총 321타점으로 한 시즌에 평균 80타점을 쳤다.
그랬던 홍성흔은 올해부터 볼 수 없다. 올해 그 역할 중 주장 부분은 조성환(38)이 대신하게 된다. 조성환은 이미 '캡틴' 경험이 있다. 2008년 중반부터 2010년까지 롯데의 주장으로 후배들을 이끌었다. 새 사령탑으로 김시진 감독이 오면서 조성환이 다시 주장으로 컴백했다. 그는 나서는 이끌고 가는 주장 보다 뒤에서 선수들을 떠받쳐주는 주장이 되려고 한다.
홍성흔은 롯데 시절 덕아웃의 분위기를 주도했다. 주장 또는 고참의 역할은 팀 성적이 좋을 때는 드러나지 않는다. 팀이 위기이고 흔들릴 때 선수단에 자극이 필요할 때 누군가 총대를 메야 한다. 홍성흔은 그런 타이밍을 잘 잡았다. 롯데의 개성 강한 후배들에게 듣기 싫은 소리를 종종 했다. 강민호 황재균 등은 홍성흔의 말을 잘 따랐다. 두산은 최근 기다렸다는 듯 홍성흔에게 주장을 맡겼다. 두산은 지난해 어수선한 팀분위기 때문에 어려움이 컸다.
조성환은 홍성흔 보다 후배들을 풀어준다. 후배들에게 믿고 맡기는 편이라고 한다. 그런데 주장은 악역을 해야 할 때가 있다. 시즌은 6개월 이상 길다. 젊고 혈기왕성한 선수들은 간혹 자기 플레이에만 빠져 든다. 주장은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에게 할 수 없는 부분을 건드릴 수 있다. 코칭스태프가 던지는 한마디 충고 보다 주장이 작심하고 내뱉는 육두문자 한 번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롯데는 타자 홍성흔이 빠지면서 한화에서 지명타자 장성호를 데려왔다. 장성호는 최근 3년 한화에서 강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 그는 친정 KIA 시절엔 '영원한 3할 타자'로 불릴 정도로 정확한 타격 솜씨를 뽐냈지만 한화에선 그렇지 않았다. 홍성흔과 상대 비교하자면 파워 면에서 밀린다. 장성호는 최근 4년간 28홈런에 머물렀다. 롯데는 장성호가 계속 부상으로 몸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부진했다고 본다. 이번 동계훈련만 충실히 하면 팀 공헌도를 높힐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성호가 홍성흔 이상으로 안타를 많이 칠 수는 있지만 홈런과 타점 등에서 떨어지는 걸 감수해야 한다고 예상했다.
롯데는 2~3년 전만 해도 거포 이대호(오릭스)와 홍성흔을 동시에 보유했다. 2010년에는 이대호가 44홈런, 홍성흔이 26홈런을 쳤다. 홍성흔까지 빠진 롯데 타선은 무게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팀 홈런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롯데의 2012년 팀 홈런은 73개(4위). 2011년 111개(1위), 2010년 185개(1위) 보다 크게 줄었다.
김시진 감독은 올해 롯데 팀컬러가 '치는 야구' 보다는 '달리는 야구' 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홈런 등 장타가 생각처럼 자주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계산이 서 있다. 따라서 강한 마운드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은 후 과감한 주루 플레이로 결승점을 쥐어짜내는 경기가 많아질 것이다.
결국 롯데는 올해 홍성흔의 이런 공백을 메워야만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그들의 목표는 우승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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