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이상범 감독은 매 경기 조마조마하다.
선수들이 엉켜 쓰러지는 건 흔한 풍경. 하지만 이 감독의 마음은 그때마다 덜컥 덜컥 요동친다. 더 이상의 심각한 부상은 시즌 포기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힘겨운 시즌이다. 기둥 오세근이 일찌감치 시즌 아웃됐고, 김민욱과 김일두 등 파워포워드 선수들이 전열에서 이탈했다. 큰형 김성철과 은희석도 부상으로 빠졌다. "가동할 수 있는 국내 포워드가 양희종 최현민 정휘량 등 3명 뿐"이다. 양희종을 빼면 아직 경험이 2%씩 부족한 선수들. 파울 관리 등 경기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 9일 인천 전자랜드전에서도 정휘량에 이어 최현민도 2차 연장에서 5반칙 퇴장을 당했다. 일찌감치 파울트러블에 걸렸다. 경기 막판에는 3명의 가드가 나서야 했다. 엄청난 집중력으로 역전승했지만 KGC의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파워포워드의 한계. 당장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이상범 감독은 "김성철 등은 2월 말에나 돌아올 것 같다. 그때까지 어떻게든 버텨야 하는데…"라며 가벼운 한숨을 지었다. 트레이드도 불가능하다. 이 감독은 "샐러리캡이 꽉 찼다. 벤치에 앉아 있는 선수를 다른 팀에 줄 수는 없지 않는가"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불안하지만 여전히 4위를 달리고 있는 KGC. 배경에는 김태술 이정현 양희종 삼총사가 있다. 파틸로도 출중하다. 최현민도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체력이다. 원활한 교체 멤버가 없이 지속가능한 플레이는 쉽지 않다. 이상범 감독은 도미노 현상의 본격화를 우려하고 있다. 최근 악몽같던 6연패의 원인도 사실 도미노 현상의 시작 징후였다. 이 감독은 "4번이 비니까 다른 선수들에게 체력 부담이 가중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부상 위험도 커질 수 밖에 없다. 희종이는 허리가 아프다. 태술이 정현이도 아픈걸 참고 뛰고 있는데 걱정된다. 내가 욕심을 버리고 관리해줘야 하는데 성원해주시는 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드려야 한다는 반대 고민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한숨을 지었다. 김태술 역시 체력 문제를 인정했다. "앞선 3명은 경험이 있지만 나머지 3명은 최근 출전 시간이 많아진 케이스다. 손발을 빨리 맞춰야 하고 그 몫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 더 많이 움직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없는 비탈길. 그 한가운데 외롭게 서있는 이상범 감독의 딜레마. '오세근이 있었더라면?'하는 우문을 툭 던져봤다. "세근이요? 그 친구가 있었다면 힘들 일 없었죠. 다른 포지션 모든 선수들의 시간이 지켜졌을테니까…." 힘들 때 생각나는 선수. 에이스의 빈 자리는 크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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