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행복한 선수 생활을 했다."
15년간 정들었던 바벨을 내려 놓은 장미란(30·고양시청)이 끝내 눈물을 보였다.
바벨의 무게만큼 그의 어깨를 짓눌렀던 부담감에 몸은 홀가분했지만 은퇴가 현실로 다가오자 참았던 눈물이 터져나왔다.
장미란이 10일 경기도 고양의 고양시청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장미란은 15년간 선수생활을 되돌아보는 한편, 은퇴 이후 설계할 '제2의 인생' 계획을 밝혔다.
기자회견을 시작하자마자 눈물을 쏟아낸 그는 "울지 말고 쿨하게 웃으면서 기자회견해야겠다 생각했는데 막상 자리에 서니 눈물이 난다. 선수로서 인사하는 마지막 인사"라고 입을 열었다.
"선수라면 누구나 은퇴시점이 되고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나도 런던올림픽과 전국체전을 마치며 은퇴를 생각하게 됐다. 3개월간 많은 고민을 했다. 서운함과 아쉬움이 남아 선수생활 연장을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때 마음만 최선을 다한다고 되는게 아니다. 몸도 최선을 다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을 때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은퇴를 결심하게됐다."
잦은 부상으로 기록과 체력이 떨어졌다. 정상에서 은퇴하고자 하는 신념이 그가 바벨을 놓게 했다.
눈물의 기자회견은 오래가지 않았다. 은퇴는 끝이 아닌 시작이기에 다시 담담한 모습으로 마음을 추스렸다.
장미란은 은퇴 이후 학업과 장미란 재단 사업에 집중할 생각이다. 여기에 또 다른 목표를 설정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 위원이다.
장미란은 "은퇴는 새로운 인생의 2막을 여는 시점이라 생각한다. 나에게 다가올 시간들이 두려웠지만 은퇴를 선언한 이상 아쉬움과 후회는 없다. 용인대 박사과정, 재단을 통한 사회공헌활동, IOC 선수원 도전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할 생각이다. 미래를 생각하니 설레고 큰 기쁨이 가득하다"며 웃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런던올림픽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런던에서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끝까지 바벨을 놓지 않는 투혼으로 국민에게 마지막까지 감동을 선사했다. 4위로 마지막 올림픽 여정을 마쳤지만 국민의 성원은 그에게 금메달 이상의 값진 추억을 가져다줬다. 장미란은 "이전 대회에서 좋은 기록을 내기도 했지만 런던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주시고 응원해주셨다. 그 전에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까 생각했는데 런던올림픽을 통해 그 어떤 선수보다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장미란의 가족이 모두 참석해 새 출발의 자리를 축하해줬다. 아버지 장호철씨는 함께 눈물을 흘리며 은퇴의 아쉬움을, 어머니 이현자씨는 환한 웃음으로 제2 인생을 함께 반겼다.
장미란 "선수생활을 하는 동안 가족의 도움이 컸다. 운동에만 집중하고 싶은게 선수인데 내가 하지 못하는 부분을 아버지가 잘 해주셨다. 정신적인 부분은 어머니의 도움이 컸다. 삼박자가 잘 맞아서 선수생활을 오래 할 수있었다. 이제는 내가 가족을 도울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고 했다.
한편, 장미란은 23일 오후 2시 고양에서 환송회 겸 은퇴식을 가질 예정이다.
고양=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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