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술 10득점 3리바운드 6어시스트. 김선형 8득점 5리바운드 7어시스트. 기록상으로는 두 사람의 맞대결 승패를 논하기 힘들다. 하지만 SK의 11연승이 저지된 양팀의 경기에서 확실한 건 김태술의 판정승이었다. 프로농구 대세남으로 떠오른 김선형이지만 김태술을 넘어설 수 없는게 딱 하나 있었다. 바로 세트 오펜스 상황에서의 경기 운영과 패싱이었다.
KGC는 1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73대62로 승리, 상대 연승 기록을 10에서 멈추게 했다. 동시에 6연패 후 전자랜드전에서 연장승부 끝에 극적인 승리를 거둔 KGC는 2연승을 거두며 중위권 싸움에서 힘을 내게 됐다.
이날 KGC 승리의 일등 공신은 포인트가드 김태술이었다. 기록 이면에 숨겨진 활약이 컸다. 상대가 자랑하는 3-2 드롭존 수비를 깨는데 선봉장에 섰기 때문. 3-2 드롭존은 필연적으로 양쪽 사이드에 약점이 생길 수밖에 없는 수비다. 밑선을 2명의 수비수가 모두 커버해야하기 때문이다. 김태술은 때로는 탑에서 찔러주는 날카로운 패스로, 때로는 돌파 후 수비를 붙여놓고 빼주는 패스로 사이드 슈터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줬다. 돌파 후 동료 선수들과 만들어내는 2대2 플레이도 능수능란했다. 본인이 돌파를 시도할 때 자신과 사이드 슈터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SK 수비수들을 앞에 놓고는 허를 찌르는 슛으로 직접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김태술의 패스와 돌파에 지역수비 전체가 흔들린 SK였다.
빈 곳에 패스를 주는게 뭐가 어렵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3-2 지역방어든, 2-3 지역방어든 정석은 자유투 라인 부근의 하이포스트에 위치한 선수에게 공이 투입된 이후 외곽으로 패스가 빼주며 경기를 풀어가는게 정석이다. 문제는 KGC는 선수 구성상 패싱력이 좋은 포워드, 센터들이 없어 하이포스트에서 공을 받아줄 선수가 없었다. 김태술이 모든 패스를 전담해야 했다. 한 번 거처가야 하는 길을 한 번에 직접 가야하는 것, 보통 쉬운게 아니다.
반대로 김선형은 김태술과 달리 정통 포인트가드가 아니다. 경기 조율과 득점을 모두 책임지는 듀얼 가드다. 빠른 속공이 장기지만 경기 운영에서 약점이 있다고 지적받는 이유다. KGC는 이날 SK의 연승 신고록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수비에 나섰다. 3쿼터부터 공격이 잘 풀리지 않자 SK 선수들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 때 필요한게 포인트가드의 경기 조율. 하지만 김선형은 세트 오펜스 상황에서 경기를 잘 풀어나가지 못했다. SK 문경은 감독은 4쿼터 시작 후, KGC쪽으로 넘어가는 경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김선형을 슈팅가드 포지션으로 돌리고, 주희정을 긴급히 투입했지만 KGC 선수들의 기세는 오를대로 오른 상황이었다.
종합해보자. 포인트가드의 경기력은 수치상 성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상대팀을 깨부수는 역할이다. 이날 김태술이 딱 그랬다. 반면, 듀얼가드인 김선형은 득점이 필요했다. 김선형의 공격이 풀려야 팀 전체가 살아나는 SK다. 확실히 이날 경기에서는 김태술을 상대로한 김선형의 완패였다.
안양=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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