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은 SK 감독은 요즘 자주 밤잠을 설친다. 새벽 1시에 침대에 누웠다가 정작 잠이 든 것은 3시30분쯤이었다. SK는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모비스와도 승차가 제법 난다. 그런데 SK 수장의 머리는 자주 지끈지끈 아프다.
지난 11일 KGC에 완패(62대73)하면서 연승행진이 중단됐다. 시즌 최다인 10연승에서 멈췄다. 최근 SK의 드롭존 수비가 자주 뚫린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SK는 존 디펜스와 1가드+4포워드 시스템으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SK를 선두로 이끈 두 가지 중 하나가 무너지고 있다는 얘기가 문 감독을 골치 아프게 만들었다.
그는 "완벽한 수비가 있다면 승률이 100%에 달할 것이다. 지난 시즌 동부의 드롭존도 간혹 깨지는 모습이 있었다"면서 "주위의 소리에 현혹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K는 연승을 할 때도 늘 연패를 걱정했다. SK가 이번 시즌 같이 정규리그 중반까지 잘 나간 적이 없다. 지난 10시즌 동안 6강 플레이오프에 나간 게 딱 한 번이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 기대 이상의 경기력과 결과를 얻었을 때 돌풍이라고 했다. SK가 계속 잘 하자 그들의 실력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칭찬이 나왔다. 하지만 조금씩 흔들리자 우승 후보 모비스 등이 일부러 SK전에서 전력에 100%를 쏟아붓지 않고 있다는 루머까지 돌았다.
SK는 16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오리온스와 원정 경기에서 고전 끝에 72대60으로 승리했다. 경기전 SK는 연패에 빠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돌았다. SK는 1쿼터 19-8로 크게 앞섰다. 하지만 2쿼터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전태풍이 3점슛 2방을 꽂아 오리온스가 4점차로 바짝 추격했다. 밀착 수비를 했던 SK 변기훈이 교체돼 나가자 전태풍이 물만난 고기 처럼 원맨쇼를 펼쳤다.
하지만 SK는 3쿼터부터 안정을 되찾았다. 그동안 SK의 해결사는 포인트가드 김선형과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였다. 하지만 모두가 불안해 할 때 SK를 살린 주인공은 베테랑 주희정(37)이었다. 그는 SK의 최고참이다. 올해로 프로 15년차다. 1997년 고려대를 중퇴하고 나래(현 동부)에 연습생 신분으로 입단했다.그후 삼성, KGC에 이어 SK까지 왔다. 그 사이에 신인상, 정규리그 MVP, 챔피언결정전 MVP, 팀 우승 등 웬만한 상은 다 받았다. 또 국내 역대 최다 경기 출전, 최다 어시스트, 최다 스틸, 최다 트리플 더블 등 숱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 당장 그만 둬도 미련이 없을 정도로 오랜 기간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이번 시즌에는 SK 간판 얼굴 김선형의 백업으로 뛰고 있다. 김선형은 이날 7득점에 그치며 부진했다. 대신 주희정은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었다. 점수차가 좁혀 졌을 때 매끄럽게 경기를 풀어갔다. 또 7득점(2리바운드 4어시스트)으로 결정적일 때마다 슈팅이 림을 정확하게 갈랐다. SK는 26승6패로 2위 모비스(23승9패)와의 승차를 다시 3경기로 벌렸다. 고양=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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